논술은 실용적 글쓰기 2

윤영진 (광명북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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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증’ 거치지 않은 주장은 일방적 외침에 불과하다

논술은 학생들이 지닌 비판적 사고 능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논리적 글쓰기 능력을 판단하는 일종의 통합적인 시험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제시하고 있는 채점 기준표를 보면, 비판적 사고 능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어, 논술 지도 교사들은 자칫 논리적 글쓰기 능력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 난다할지라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논리적 글쓰기 능력은 논술에서 가장 기본이 된다. 이런 점에서 논술을, 자신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입증하여 자신의 견해와 반대 입장에 있는 보이지 않는 독자를 설득하는 글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논술문이 논리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논리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각 대학의 논술문 채점 기준표를 분석해 보면 논술 채점시에 ‘논리적 기준’이 매우 중요한 항목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요구하는 논리적 기준에는 ‘논지의 적절성’, ‘논의의 일관성’, ‘논거의 적합성’, ‘논증 방식의 타당성’ 등이다.

먼저,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는 주장을 펴는 것이 논지의 적절성이다. 논술은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글이므로, 주장은 상대방이 수긍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둘째, 하나의 논점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논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을 논의의 일관성이라고 한다. 글쓰기에서는 맨 처음에 화제로 삼았던 것이 서술해 나가는 과정에서 곁가지로 빠지거나 엉뚱한 화제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셋째, 논술문은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글이므로 논거는 논술문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논거는 확실하고 풍부하며 사실이면서 대표성을 지녀야만 적합성 있는 논거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논술은 사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입증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글이므로 논증 방식이 타당해야 한다.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것을 논증이라고 하는데, 논술문에서 제시되는 주장은 반드시 일정한 논증을 거쳐야 한다. 논증을 거치지 않은 견해나 주장은 일방적인 외침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논증에는 연역적 논증과 귀납적 논증이 있고 논증의 종류에 따라 그것을 운용하는 규칙과 절차가 있다. 규칙이나 절차가 무시된 논증은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것이고, 이런 논증은 설득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좋은 논증이란, 전제의 수용가능성(Acceptability)과 전제의 결론연관성( Relevance) 그리고 전제의 적절 충분성(Sufficiency)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올바른 추론을 위해서는 논증의 형태를 알아야 하는데, 모든 논증은 크게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으로 나눌 수 있다. 연역 추론과 귀납 추론의 구별은 전제가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도에 따른다. 전제가 결론을 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연역적 추론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전제는 결론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결론이 참인 것을 결정짓는다. 즉, 전제가 참이면 결론도 참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연역 추론에는 한 명제에서부터 다른 명제를 직접 이끌어내는 직접 추론 방식과 다른 명제의 매개를 통해 추론하는 삼단 논법(간접 추론) 방식이 있다.

반면, 전제에 의해 뒷받침되는 정도가 불완전한 경우를 귀납적 추론이라 한다. 전제는 여전히 결론을 뒷받침하나 전제는 결론을 받아들이고 믿을 만한 것을 여길 근거를 제공할 뿐 완전하게 결론이 참임을 증명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모든 참된 전제들로 이루어진 결론도 귀납적 논증에서는 참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러한 귀납 추론에는 몇 개의 개별적인 사례에서 일반적인 명제를 이끌어 내거나 일반성이 적은 명제들을 근거로 하여 좀 더 일반성이 큰 명제를 이끌어내는 일반화 추론과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들과 어떤 측면에서 유사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다른 측면에서도 유사할 것이라고 추론하는 유비추론이 있다. 이러한 연역 추론과 귀납 추론은 논증 구조를 분석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윤영진 (광명북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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