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하는 마음으로 한해를 마무리하자

김성대 극동대 호텔외식경영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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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정해년(丁亥年) 돼지띠의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시기에는 서서히 한해를 보내는 각종 송년회 모임이 줄줄이 계획되어 바쁜 나날이 예상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모임을 망년회(忘年會) 또는 송년회라 부른다. 그러나 망년회는 일본식 한자 표현법으로서 한자로는 잊을 망(忘)을 써서 “지난 한해를 모두 잊어버리자는 뜻”이며, 송년회는 우리나라 한자 표현법으로 한자로는 보낼 송(送)자를 써서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며 한해를 정리하고 보내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가 있다.

이와 같이 일본식 한자 표현인 망년회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말고 우리나라 한자 표현법인 송년회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진로가 2007년 11월25일 ‘입소스 코리아’에 의뢰해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남녀 20세 이상자로, 월(月)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대상으로 한해를 보내면서 송년회를 평균 3.7회 갖는 걸로 조사되었다. 또한 송년회에는 소주(50.9%)를 가장 많이 마신다고 한다.

송년회 술자리는 남자가 평균 3.80회, 여자가 2.97회로 대부분의 송년회에서는 술이 빠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송년회하면 으레 술을 마신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술은 잘 마시지는 못하지만 송년회하면 술부터 생각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들은 송년회 때 식사와 술을 먹고 마시면서 즐거운 추억으로 친구 간 또는 동료 간 목청이 높아져 주위의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는지를 생각해 볼 문제이다. 즐거운 송년회 이지만 우리들은 술좌석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남의 대한 배려가 부족하면서 또 한해를 보내는지, 다시 말해 우리들은 내가 아닌 우리, 내가 먼저가 아닌 상대방이 먼저, 내가 편리함을 추구할 때 남에게는 피해를 주지는 않는지 한번 쯤 돌이켜 보아야 한다.

학교로 오기 몇 해 전에 호텔에서 근무할 때 일본 출장을 여러 번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그 때 겪었던 남에 대한 배려에 관한 일이 생각난다. 일본 출장시 방문지를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아침 출근시간이라 분주한 모습은 서울이나 일본 동경이나 마찬가지였으나, 특이한 점은 지하철 좌석이 각기 한 좌석씩 구분되어 있지 않는 지하철자리로 중간에 한 사람정도 거의 앉을 정도의 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필자가 목적지에 내리 전까지 그 자리를 누군가가 앉지 않아 출장지에 도착하여 그 이유를 일본인 거래처 회사담당직원에게 물어보니 이유인 즉, 누군가가 그 좁은 자리를 앉으면 옆에 앉은 사람이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옆 사람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앉지 않는 것 같다며 별 일 아닌 듯싶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이와 같은 상황이 일본사회에 언제나 그럴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지만 아무튼 너무 할 정도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그러면서 서울의 지하철을 비교하니 웃음이 절로 나왔던 기억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뿐만 아니라 우리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남에 대한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하며, 또한 길가다가 신체적인 접촉이 일어났을 때 먼저 눈인사와 미소를 지으며, ‘죄송합니다’ 또는 ‘미안합니다’를 먼저 건네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연말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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