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소비는 나쁜가
爭 點 討 論
시사쟁점 등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코너. 정보의 바다에서 알짜만을 건져 올렸죠. 어때요? 벌써 빠져들고 싶죠? 뭘 망설여요. 그럼 빠져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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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열풍이 식을 줄 모릅니다. 이제 명품소비는 상류층만이 아니라 중산층, 저소득층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명품소비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우리 사회의 명품 소비 열풍에 대해 잠시 살펴볼까요.
명품이란 무엇인가요?
명품(名品)이란 단어는 원래“훌륭하기 때문에 이름이 난 물건이나 작품”을 뜻해요. 주로 예술품에 사용되었고, 상품에 대해 사용할 때에는 만든 이의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을 만한 경우에만 붙이는 말이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의 해외 유명 패션의류잡화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로 그 의미가 변화했어요. 이같은 명품의 의미변화는 사치품, 고가품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선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명품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데에 기인해요. 명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명품 차, 명품 학습지, 명품 아파트 등 명품이라는 용어는 이제 제품 홍보 차원에서 널리 사용돼요. 실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명품’은 실제로는 고가의 사치품 혹은 수입 사치품, 고급품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명품열풍 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최근 들어 거리에서 루이비통 핸드백을 든 사람이나 벤츠·BMW·렉서스 등 고급차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백화점 1층에는 으레 수입 명품점들이 자리하고 있고요. 이는 우리 사회에서 명품이 확산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들이죠.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2005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39.1%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해요. 또한 주요 백화점의 2005년 7~10월 매출 현황만 보더라도 명품 매출 비중이 12%를 넘어서고 있어요. 인터넷에서도 명품 전문쇼핑몰만 2천 개가 넘는다고 해요. 그런데 특이한 것은 고급품 전문 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2,30대 소비자의 비중이 50퍼센트를 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미래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명품매출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죠. 젊은이들의 소득은 그리 높지 않음이 분명한데도 이들은 최고의 명품 선호자들로 떠오르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해요.
명품열풍이 불기 시작한 시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명품을 본격적으로 선호하게 된 것은 대략 1995년 이후부터예요. 1960~80년대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소비절약운동과 저축증대를 위한 각종 캠페인이 펼쳐지던 시기라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반발 정서가 컸어요. 그러나 1995년 이후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무역장벽이 완화되면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죠. 정부의 정책기조도 근검절약에서 소비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바뀌면서, 잠재해 있던 외제 고가품에 대한 선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IMF 외환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이후 명품에 대한 수요는 다시 급격히 늘어났어요. 명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은 다양해요. 먼저 주식과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신흥부자들이 늘어나 과시적 소비가 증가한 것도 명품소비 열풍이 달아오른 원인 중 하나죠. 또한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는 일부 중산층과 유행에 민감하고 변신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명품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명품소비가 급증한 원인이에요.
과시적 소비란 무엇인가요?
과시적 소비란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말해요. 이를 베블런 효과로 설명하곤 하죠.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해요. 미국의 사회학자인 베블런이 <유한계급론> 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 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어요. 이외에도 명품소비를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에 근거해 설명하기도 해요. 그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에서 안전, 소속,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점차 높아지는 계층의 형태로 보았어요. 이 시각에 따르면, 명품소비는 권력, 명예, 지위의 상승을 추구하는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어요. 유한계급론>
최근 명품소비 관련 논란은 없나요?
명품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높아지면서 모조품, 일명 짝퉁도 늘어나고 있어요. 작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빈센트 앤코’라는 가짜 명품시계를 ‘180년 전통의 명품시계’로 둔갑해 엄청난 가격으로 속여 팔아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중고생에게까지도 짝퉁명품 열풍이 불어 짝퉁 감별사가 등장했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매스티지’ 전략을 펴는 브랜드들이 뜨고, 논란을 빚었던 ‘된장녀’ 신드롬도 사실은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패턴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현상이었죠.
우리 사회에서 명품소비 열풍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옹호적 입장과 된장녀 비난여론에서 보여지듯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 여론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봅시다.
명제Ⅰ. 명품소비는 그릇된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Yes(나쁘다)뺖명품소비 열풍은 명품을 구입하여 차별성을 가지려는 계층과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명품 브랜드 기업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부유층은 누구나 쉽게 살 수 없는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여 사회·경제적 신분의 차이를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명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상류계층에 편입된 듯한 거짓 욕망을 실현한다. 그러나 명품을 소비한다고 해서 상류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증대를 통해 계층상승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를 고려하지 않고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 행위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낳을 뿐만 아니라 과시적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정체성마저 위축시킬 수있다. 명품 브랜드는 마케팅에 의해 조작되고 포장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특히 중산층과 젊은 세대들은 신분상승의 욕구, 더 빛나 보이는 자신에 대한 갈망 등의 이유로 명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명품소비로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추구하려 하면 할수록 끝없는 사치의 늪에 빠져들 뿐이다.
명제Ⅱ. 명품소비 열풍은 계층 간 위화감을 높여 사회갈등을 조장한다!
명제Ⅲ. 명품소비는 과소비를 조장하여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명제Ⅳ. 명품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No(나쁘지 않다)뺖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소비를 통해 물질적 욕망을 충족한다. 그 가운데 명품소비는 자기 존중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은 생존, 안전의 욕구 등 저차원의 욕구가 충족되면 자기존경, 자아실현의 고차원적 욕구를 순차적으로 좇는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해 생활필수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인간의 욕구가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소비는 바로 자신이 남들과 달리 더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은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있다.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명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명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며, 자기 표출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점, 브랜드의 인지도와 브랜드별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격만큼의 가치를 보장한다. 무분별 하게 고가품을 사들이는 사치행각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를 발현하는 차원에서의 명품 소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각열기> 생각열기>
학교 내 명품 사용 금지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알마니, 베르사체, 프라다, 샤넬 등 이른바 명품에 대한 열풍이 뜨겁습니다. 초고가 명품시장은 불황을 모릅니다. 일부 젊은이들은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몇달동안 라면을 먹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생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명품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자 짝퉁도 덩달아 판을 칩니다. 작년에 물의를 빚었던 가짜 명품시계사건과 된장녀 논란에서보듯이, 이제 명품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명품소비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명품소비를 어떻게 보아야 할 지 함께 생각해 봅시다.
/김인규 상임연구원
[ 가상사례 ]
서울 A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명품을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학교에 붙은 공고문 입니다.
공고뺛:뺛학교 내 명품 소지를 금지합니다.
근래 들어 교내에서 지우개, 가방, 필통, 액세서리 등 명품들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난당한 물건들은 지우개 하나에 20만원, 가방 150만원, 필통 50만원 등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학교에 가지고 온 고가의 해외 명품들입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 값비싼 명품들을 서로 뽐내면서 친구들 간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학교에 명품을 소지하고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학생들이 소외감과 위화감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고가의 해외 명품을 소지하는 것은 결국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다운 모습도 아닙니다. 이에 앞으로 학교 내 명품 소지를 전면 금지할 것임을 공고합니다.
A고등학교 교장 홍길동
♣ 학생1
저는 학교 안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에 찬성해요. 학교에서 학생의 제일 큰 목표는 열심히 공부하는 거예요. 학생이 수 십만원에서 수백만원 하는 값비싼 명품을 학교에 가져 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서로 명품 자랑하고 또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또 명품을 부모님이 사 주었을 텐데, 명품을 구입할 집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심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인성교육과 내면적 성숙에 힘써야 할 학생들이 벌써부터 사치품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아요.
♣ 학생2
저는 생각이 달라요. 명품을 구매하고 소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해요. 학생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명품을 소지하는 것 그 자체로 친구들끼리 싸우지는 않아요. 명품을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삼는 일부 학생들이 잘못된 것이죠. 물론 모든 학생이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넉넉한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가난한 학생에게 모든 기준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 경제적 수준에 맞게 생활하면 되는거죠.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을 금지한 A고등학교의 조치에 대해 여러분은 찬성하나요? 아니면 반대하나요? 자신의 생각을 말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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