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5>프랑스

최종식·김대현기자 choi@ekgib.com
기자페이지
높은 교육열 불구  30%만 인문계로

프랑스 교육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의무교육제이다. 중학교 과정까지가 아닌 15세까지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다. 이는 유급제가 있는 유럽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되는 학생들은 교육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가혹한 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에꼴 엘레망떼르(ecole elementaire)라고 불리는 5년제 초등학교부터 시작한다. 또 4년제 중학교 과정인 꼴레쥬(college)로 진학한다. 여기까지가 일반 학생들을 기준으로 한 의무교육이다.

이후 본인이 성적 등을 감안해 인문계 또는 실업·전문계 고교를 선택하게 된다. 인문계와 실업·공업계로 진로를 선택한 경우 2년제 고교 과정인 리쎄(lycee)로 진학하게 된다.

고교과정을 마친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그 유명한 프랑스 대학입학 시험인 바깔로레아(Baccalaureat)를 치르게 된다.

실업계의 경우 다소 복잡하다. 자격증 취득과 취업이 목적인 실업계와 바깔로레아를 보거나 2~4년제 과정의 전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전문직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는 고교 과정의 과별로 구분된다.

실업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술자로 불리는 전기 관련, 자동차 관련, 미용과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직의 경우 실용디자인, 미술, 음악, 회계, 간호, 약학 등 말 그대로 전문 기술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각 과별, 학교별로 분류를 달리 하고 있어 절대적인 분류가 아니기 때문에 프랑스의 정서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실업계와 전문직은 일반 대입시험과 다른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 시험을 본 뒤 전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는 회계학의 통계 관련 수학시험만 치를 정도로 전문직 과목을 중심으로 과별 자격증 시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정도다.

전문대 과정은 고교에서의 학업성취도를 인정하고 최대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학문을 배울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셈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고교과정에서의 수업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대입시험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인문계 고교는 국내 사정과 다르지 않다.

기술직의 경우 각 과별 전문적 기술교육을 중심으로 이론 위주로 진행된다. 매일 학교도 등교해야한다. 이에 반해 방학때는 의무적으로 한달이상씩을 인턴십으로 전공과와 연관된 산업체에서 실습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인턴십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장조차 받을 수 없다. 학생때는 최소한의 실무능력만 익히고, 성인이 되기전까지는 학교 수업에 충실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학교 수업 만큼은 철저히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전문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 전문직의 경우 일반 대학은 물론 전문대 진학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을 판단하는 프로 바깔로레아 시험을 대비한 과목별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문직의 존재는 프랑스가 유럽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는데 반해 매년 평균 전체 학생의 30%가량 만이 인문계로 진학하도록 하는 축이라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중학교 과정에서 학교마다 진로상담사를 상주시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업 전문가가 수시로 학교를 방문, 해당 직업에 대한 홍보를 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이해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등 학생들이 올바른 진로 선택 기회를 주는 정책도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파리 유일 의상디자인 전문고교 / 옥티브 퍼이에 학교

“학생들은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지 교양을 넓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지역 유일의 의상디자인 전문고교인 옥타브 퍼이에(Octave Feuillet)학교.

이 학교에는 의상디자인과 외에도 조화제작, 깃털 공예, 모자, 액세서리 제작 등 언뜻 주부들의 취미생활로 비춰질만한 과들로 구성돼 있다. 파리 중심가내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에 위치한 이 학교는 가정집 현관문 크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기자기한 학생들의 공예 작품들이 곳곳에 장식돼 있어 학교가 아닌 소품가게에 온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특히 학교로 들어서면 로비를 지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99여㎡ 규모의 사무실은 별도의 학생 작품 전시실로 마련, 갖가지 의상을 비롯 모자와 악세사리 등 학생들이 제작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의 작품들이 수북히 전시돼 있다.

전시실은 학교라기보다는 대형 쇼핑몰 의상코너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안내를 맡은 알리시아(Alesia) 교사(48)는 “학생들은 학교 생활의 대부분을 작업장에서 보낸다”며 “이론 수업을 별도로 하기보다는 실습과 이론을 병행하며 수업을 할 경우 효과가 더욱 좋을 수 밖에 없다”며 당연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알리시아는 “전체 학생중 50%는 전문대학 진학을, 50%는 취업을 선택하지만 전문대학 시험 준비 역시 실습을 위주로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학교는 프랑스의 일반적인 실업·전문직 학교의 전형을 보여주며 철저한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 최고의 실무 전문가 양성 기관으로서의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