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4>스위스

최종식·김대현기자 choi@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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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속 통제... 학생의 능력 최대한 존중

교육제도는 한마디로 ‘자율속 통제’로 불리운다. 강력한 독일교육제도를 토대로 하고 있지만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기 때문이다. 국정 교과서도 없고 스위스내 26개 칸톤(지방자치주·kanton)마다 각기 다른 교육 정책을 가지면서 연방정부와 교육제도 협약을 맺어 최소한의 관리는 하려는 것이 특징적인 부분이다. 스위스는 9년간 의무교육이다. 9년간의 교육비는 칸톤에서 해결해준다.

7살부터 다니기 시작하는 초등학교는 4~6년씩 칸톤별로 차이가 있다.(취리히 6년, 아르가우 5년, 바젤 4년, 베른 6년, 루체른 6년 등)

이후 학생과 학부모의 진학 의사를 중심으로 초교 성적을 감안해 김나지움(Gymnasium·인문계), 세쿤다슐레(Sekundarschule·(직업+인문)), 레알슐레(Realschule·직업학교) 등으로 진학하게 되는 시스템은 독일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초교 졸업 후 인문계와 실업계를 선택하는 과정은 독일과 달리 학생과 학부모의 의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교사는 학생·학부모와 편지는 물론 지속적인 상담을 벌이면서 최대한 희망하는 학교에 진학시킬 수 있도록 배려한다. 또 인문·실업계 진학후에도 학교간 전학이 매우 자유로워 학생들의 이동이 잦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인문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독일보다 월등히 많아 매년 졸업생중 40%가량이 인문계를 선택하고, 60%의 학생들이 실업·공업계 직업학교를 선택한다. 또 모든 중·고교과정에서 철저한 졸업 정원제로 학생들을 관리하기 때문에 인문계 졸업이 어려운 직업학교 학생들이 매년 정원의 10%를 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직업학교를 나와도 굴뚝청소 영업은 할 수 있다.

자격이 없어도 관련 상점을 차려 운영은 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장인 개념의 기술자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는 독일과 같아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서 직업학교를 졸업한 뒤 협회가입 없이 영업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이유는 독일과 마찬가지로 직업학교의 기술력을 그만큼 인정해 주기 때문이다.

스위스 취리히 알게마이너 공업고등학교(Allqumeine Beruffschule). 유럽내 독일어권 학교중 진학 경쟁률 최고를 자랑하는 이 학교에는 요리, 서비스, 약학 등 14개과에 각 과별로 3~4년제로 구성, 16~20세의 학생 2천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스위스 교육제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학생들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일주일에 하루만 등교하고, 나머지 4일은 현장에서 실습을 받는다.

그나마 학교에 등교하는 하루동안에도 실습을 통해 이론수업을 받는다. 이 하루동안의 학교 수업을 위해 이 학교에는 박사과정을 이수했거나 현장 전문가로 구성된 실습, 이론, 실무 교사가 따로 배치돼 있다.

특히 각 과별 실습장비 역시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어, 이 학교 자체적으로 관련과에 대한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우수한 교사진과 시설을 바탕으로 교육받는 학생들은 4일간의 현장실습과정에서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현장실습비는 1천(70만원)~2000천(140만원) 스위스 프랑으로 지극히 저렴하다. 이는 학창시설 경제적인 소득보다는 자연스럽게 독립심을 배우게 하기 위한 정책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인터뷰/ 알게마이너 직업학교 유르그 발서 교장

졸업후 자격증 100% 취득…최고 기술교육으로 맞춤취업

“학생의 자질향상과 사회 적응 훈련이 우리 학교의 교육이념입니다.”

스위스 취리히주 알게마이너 직업학교(Allqemeine Berufsschule) 유르그 발서 교장(61·Jurg Walser).

유르그 교장은 학교 소개를 요청하자 서슴없이 알게마이너 학교의 교육이념을 말한다. 이는 직업학교는 학생들이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최상의 조건을 갖춰주고, 선택한 직업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면 제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스위스의 교육제도는 현장 적응과 학교 교육의 조화를 목표로 하고는 있지만 학교 교육역시 현장에서 막바로 활용될수 있도록 실무위주의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유르그 교장은 본인 역시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교사들 역시 박사학위 소지자이거나 현장 실무자로만 구성,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자랑한다.

이는 알게마이너 학교 학생들이 졸업후 관련 자격증 취득률 100%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또 학교는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통해 교육받은 학생들의 실력을 믿는 만큼 취업알선에도 적극적이다.

시 취업센터와 연계는 물론 학교와 산학연을 맺은 수백여개의 기업들과 수시로 교류를 통해 학생별 맞춤 취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말 그대로 직업학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유르그 교장은 “우리 학교의 교육시스템은 유럽내 최고라고 자부하며, 여기서 교육받은 학생들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한다”며 “최고의 기술은 자신을 믿는 ‘자신감’에서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최상의 기술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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