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 속 터 놓고 이야기 합시다!”
다양한 교육현안문제를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대안을 제시하고자 시간이나 주제, 순서 없이 의견을 나누는 ‘3무 토론회’가 교육감을 비롯, 본청 간부와 지역교육장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김진춘 교육감을 비롯 주요간부들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18일 6시간에 걸쳐 교육정책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토론회 발언요지.
김진춘 교육감=오늘의 토론회는 격식 없이 조용히 우리끼리 만나서 경기교육에 대한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여러분들의 진솔한 의견을 같이 듣고, 같이 고민하는 기회의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이 행사는 아시다시피 제가 민선 5대 경기도교육감이 된 지 2년이 되었고 그동안 20~30년 후의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글로벌 인재라는 교육지표를 내걸고 노력해 왔습니다. 교육장님들께서는 일선에서 우리보다도 가까운 거리에서 현장을 관리하고 지도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오늘만큼은 모든 일을 잊으시고 실제 경험한 사례도 좋고, 주변으로부터 들은 정보도 좋습니다. 경기교육 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들을 솔직하게 말씀해 주십시오. 쓴소리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은철 가평교육장=가평 B중 등 일련의 성폭력 사안을 보면서 성폭력 교육의 필요성이 절대적이구나! 흔히들 생활지도 하다가 문제가 터져서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예방이 더 중요하고 그 예방을 위해서 상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번의 가평 사례를 조금 말씀드리면서 묘하게 남양주, 고양 지역 다 6명이에요.
6명의 학생이 1명의 여학생을 폭행했는데 가해자나 피해자의 학생들이 죄의식을 못느끼는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피해학생이 내가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바로 신고해야 된다는 교육이 현장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엄용관 평택교육장=가평의 사건을 보면서 문제는 예방을 위해서 여러 가지 교육활동을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 행위를 하고도 죄의식을 갖지 못했다는데 있습니다.
도둑질은 부끄러워하면서 폭력 등에 대ㅐ해서는 아이들이 죄의식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성교육을 했을 때 그 피해 학생에게 얼마나 치명적인지 교육을 시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최길용 포천교육장=교무부서중 학생부서는 기피부서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중학교에서 특히 8학급 이하는 학생부와 관계되는 교무부서를 편성하기가 힘듭니다. 6학급을 기준으로 초등학교는 부장교사가 2명, 중학교는 1명, 고등학교는 3명입니다. 중학교는 8학급까지도 부장이 1명이에요.
▲교육감=어떻게 중학교만 부장교사 수가 적죠?
▲제2청 이영호 부교육감=그래서 2청사에서 교육부에 건의를 했습니다. 중학교 8학급 이하에도 2명이 될 수 있게끔 균형을 맞춰 달라는 건의를 해 앞으로 검토를 하겠다는 답신이 왔습니다.
▲교육감=전국적인 사안인데 여태까지 왜. 교육감님 회의때 강력히 요구해야 되겠네요.
▲엄용관 평택교육장=연구·시범학교를 비율로 정해서 하는 것은 이율배반인 것 같습니다. 예산이 문제가 되리라 생각되는데 그렇다면 시범운영계획서를 검토해서 이만한 예산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었을 때는 학교 운영비 자체를 가지고 시범운영을 할 수 있다고 요구하는 학교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붕주 부천교육장=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시범학교 운영 계획서를 받아 보면 도시에 있는 학교들은 신청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연천, 파주, 김포 점수 따는데 많이 몰려 있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더 열정적으로 희망을 합니다.
▲교육감=순수하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연구학교든 시범학교를 하겠다는 것은 좋은데 점수를 따기 위해서 하려는 분들이 많아요. 승진가산점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하겠다고 난리를 피면 얼마든지 지정할 수 있는데….
▲노정순 의정부교육장=돌아오는 농촌 학교인가 여기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한 것 같은데 그 예산 투입한 것에 비해 많이 돌아왔는가! 사실 일선에서 체감하지 못합니다.
▲은철 가평교육장=돌아오는 농촌학교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교육청이 현안사업비를 주지 않습니까? 중학교 3억, 초등학교 6억인가 나왔는데 예를 들어 마장초등학교가 있는데 그곳은 계속 돈을 받아서 18개의 특기적성 교육을 해요. 마장초등학교로 가는 학생들은 특기적성을 무료로 받는데 그곳에서 2km 정도의 거리에 목동초등학교는 학생들 숫자대로 돈을 받는 문제가 있습니다.
▲전근배 광주교육장=대부분 돌아오는 농촌 학교를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도시학교나 이웃 학교입니다.
저는 엄청난 성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역교육청에서 돌아오는 농촌 학교를 선정할 때 문제가 있었습니다. 심사과정에서 이리 빼고 저리빼고 선정과정에서부터 잘못되었다는게 부정적인 시각입니다.
도시는 호텔같은 곳에서 공부하고, 돌아오는 농촌 학교는 여인숙같은 곳에서 공부를 해야 합니까?
▲노정순 의정부교육장=도시에도 돌아오는 농촌학교에 주는 반이라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전근배 광주교육장=농촌이 황폐화되는 것은 떠나기 때문이다! 왜 떠나느냐 교육 때문이다. 지금 양평 단월같은 곳은 서울에서도 내려와서 집을 구하고 싶어도 못구해서 못오지 않습니까? 이게 왜 실패입니까?
▲유성규 양평교육장=양평같은 경우는 32교중 11교가 돌아오는 농촌학교입니다. 저는 교육투자사업 중 아주 성공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임학수 성남교육장=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하는 부서가 있는데 평생교육체육과의 학원담당입니다. 성남교육청은 학원이 1천600개인데 3명이 담당을 합니다. 그 사람들을 볼 때 정말 딱하기가 짝이 없습니다. 특히 학원담당하는 부서에 증원을 해주셨으면….
▲이기준 수원교육장=교원 평가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씀드릴까 합니다. 서울이나 다른 일반공무원들은 하고 있는데 관내 교사나 교감 중에는 정말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에도 고등학교에서 어려우니까 중학교로 보내고 중학교에서 어려우니까 고등학교를 보내고 어디를 가나 말썽이 있는 교사를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교사가 초등과 중등에 몇 명 있는데 심지어는 교감도 그런 사람이 있어요. 그런게 저희 지역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대원 안산교육장=승진가산점입니다. 사실은 작년도인가 재작년도인가 일차 정비를 교육청에서 했습니다.
선생님들을 만나면 전부 점수얘기만 한다! 본연의 일 중 가장 중요한 가르치는 일까지도 점수를 주지 않으면 외면하는 풍토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교육감=너무 범람해서 누구든 다 주면 안주는 것과 똑같습니다. 희소성이 있어야 그래도 점수받는 것에 대한 매력을 느끼니까 그것은 다 같이 고민하고 해나가야 될 것 같아요.
긴 시간 고생하셨습니다. 교육장님들이 정말로 잘 해주시면 경기교육이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이 처음이기 때문에 쓴소리가 덜 나왔는데 이런 모임을 갖는다는 것은 잘하고 있다는 것보다는 이것은 문제다, 개선해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교육감 중점 추진사항’ 뜨거운 논의
3무 토론회에서 교육장을 비롯, 간부들은 민선5기 교육감의 중점 추진사항인 명품학교와 글로벌 인재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을 벌였다.
이날 이덕승 시흥교육장은 “도교육청이나 지역교육청에서 명품교육을 많이 외치고 있는데 솔직히 교장선생님들은 어떻게 해야 되는 지도 모르고 있다”며 “5박6일 등 상당한 기일을 두고 연수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정환 용인교육장은 “도교육청에서 강당을 지어 주겠다고 해도 별로 싫다! BTL 사업으로 교실을 지어 주겠다고 해도 재단에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학교인데도 금년에 21명이 외고나 과학고, 특목고에 20명 이상이 갔다”며 “학교장이 교사를 대하거나 학생들을 만날 때 맞춤교육이라는 교육철학과 경영이 있었기 때문에 성과를 얻었고 이같은 활동이 결국에는 좋은학교, 명품학교가 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도 용동중과 관련 “교육위원때 가보았는데 교장 책상위에 이력서가 있고 과학선생님 공모에 100명이 원서를 냈으며 이중 90명은 떨어뜨리고 10개를 남겨두었는데 학교 근처에 와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투명한 학교경영에 대해 동의했다.
이어 전근배 광주교육장은 글로벌 인재상과 관련 도교육청에서 36명을 주었는데 광주에서는 한명도 타지 못했는데 글로벌인재상 기준이나 개념 정립을 다시 한번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김 교육감은 “글로벌 인재라는 것은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20~30년 후에 경쟁력이 있어 국제 사회에서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을 키우자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전 교육장은 “글로벌 인재와 명품교육하고 어떻게 다른 개념인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추가했다.
이어 김 교육감은 “명품도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용어, 문화적인 용어가 아니냐는 반발도 있는데 어떤 목표를 가지고 현장을 흔들어 보려니까 그런 타이틀을 내건 것이고 정말 네가 하는 교육이 최상이냐, 베스트이냐, 더 잘할 수는 있는 것이 중요하며 뭐가 다르냐! 그런 차별화를 명품으로 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강열 안성교육장은 “일을 하는 사람의 열정과 자세를 강조하는 선언적인 의미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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