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는 창의적 인재양성”
경기도교육청이 공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감이 현장을 직접 찾아 교육의 미래와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한 과제를 공격적으로 홍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교육정책 소개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직접 의견을 피력하면서 교육발전을 위한 쌍방향 토론의 장을 형성, 열기를 더하고 있다.
김진춘 교육감은 취임 2년째 지역교육청 업무보고를 학부모들과의 대화시간으로 전환했다. 지난 2월23일부터 광명교육청을 시작으로 12개 교육청을 순회하고 있는 업무보고는 이전의 형식적인 보고장을 탈피해 학교장을 초청하지 않고 기관단체장과 현안문제를 협의하고 학부모들을 초청, 교육정책을 알리고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업무보고에 참가한 학부모들에게는 도교육청의 교육비전을 담은 홍보비디오를 통해 도교육청이 영역별로 강조하고 있는 교육목표와 정책과제 등을 제시해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3월22일 안산교육청 업무보고회에서는 박주원 안산시장을 비롯, 도의원, 교육위원들이 한목소리로 안산 상록지역 4개 중학교가 학급당 인원이 47명이 넘고 있는 부분의 개선을 요구하고, 학교폭력예방 차원의 CCTV 설치를 건의하기도 했다.
포천교육청 업무보고에서는 조돈창교육위원이 지역적으로 거리가 떨어진 포천의 경우 신규교사가 대거 발령을 받아 우수한 교원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교원사택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고양지역에서는 제2교수학습센터 설립을 요구하는 등 현장마다 다양한 교육과제가 건의되는 등 모처럼만에 지역과 도교육청이 의사소통을 하는 시간이 됐다.
지역방문에 나선 김진춘 교육감도 도교육청의 교육방향을 강의형식을 빌려 차분하게 알려주며 수월성 교육을 비롯, 미래교육에 대한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제시해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미래교육과 관련 교육을 ‘백년지대계’라고 하는 말을 ‘10년 또는 20년대계’라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지식정보사회에 대비한 교육과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사회학자에 따라 미래사회에 대한 규정이 모두 다르듯이 미래사회는 불확실한 사회로 한마디로 이것이라고 말하고 준비할 수는 없는 시대”라며 “하지만 불확실한 사회에서도 창의적인 인재는 능력과 가치창출을 할 수 있다”며 창의적인 인재교육을 강조했다.
또 “불확실한 미래지만 20~30년후 세계는 개방화를 통해 전지구적 사회가 앞당겨질 것이며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도구인 영어를 잘 모를 경우 한글미해독자처럼 불편하고 제대로 생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정규교육과정에서 가르치는 영어수업만으로 영어능통자가 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자체의 영어마을운영 등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수월성교육과 관련해서는 “지식정보화사회에서 창의적인 능력의 소유자가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정도로 중요하다”며 “특수목적고를 비롯, 영재교육은 뛰어난 학생에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으로 더욱 확대하고 강조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학부모들의 고민으로 떠오른 논술교육과 관련해서는 “아이들의 창의적인 생각을 알아보는 것이 논술인데 학원의 정형화된 문장과 주제로는 평가 받을 수 없다”며 “독서교육과 글쓰기 생활화를 기본으로 다양한 체험이 많은 양념을 통해 맛을 내는 ‘비빔밥’처럼 잘 녹아들 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학부모들이 논술에 부담을 갖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같은 강의에 대해 일부에서는 수월성교육을 지나치게 강조, 보편교육이 소외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지만 교육감이 직접 학부모들을 만나 다양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업무보고가 경기교육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교육감의 수월성교육과 미래비전은 학부모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특정분야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 ‘소중한 현장의 목소리’
과밀학급 해소 방안… 원어민교사 확대 지원…‘공교육 강화’ 학부모들 교육발전 제안 쏟아져
“자연녹지 지역으로 건폐율 20%가 적용돼 체육관 건립이 불가하니 500여평 정도의 추가 매입을 부탁드립니다.”
현장으로 나선 교육감에게 학부모들의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 29일 광주·하남교육청 학부모와의 대화에서 탄벌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3개의 과제를 제기했다.
자연녹지지역으로 건폐율 적용이 달라 체육관 건립이 어려우니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달라는 것과 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중앙도서관 광주분관의 운영시간과 시립도서관의 휴무일이 동일해 이용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조정을 부탁했다.
또 이날 다른 학부모는 광주·하남지역 고교생들이 수능시험을 성남 등 타지에서 실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수능시험장 설치를 요구했고, 광주지역 특수목적고의 설립까지 요청했다.
고양교육청 방문시에는 학부모는 물론 지역기관장들이 한목소리로 과밀학급 해소 방안을 요청했으며, 화성지역 한 학부모는 앞으로 예상되는 동탄지역 고교 학생수용의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CCTV 설치와 원곡지역 경찰미배치교에 경찰이 순회하는 방안이 제기됐고 학부모간에 평준화도입 여부를 놓고 입장이 엇갈리기도 했다.
일부 학부모는 고교진학과 관련 인문 및 실업 중에 어떤 선택이 대학진학에 유리하냐고 질문했으며 초등학교 원어민교사 확대지원을 요청하는 등 교육 각분야에서 다양하게 제기됐다.
학부모들의 질문에 대해 가능한 부분과 노력할 부분을 나눠 교육감이 직접 답변해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으며 동탄지역 학교수용계획 등은 곧바로 담당자들에게 수립을 지시했다.
광주지역 학부모 전상배씨는“교육감에게 직접 건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큰 다행”이라며“다만 교육문제는 학부모마다 입장이 다른 부분이 많은데 시간이 짧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민원성 성격이 아닌 교육발전을 위한 제안이 많이 이뤄진 것은 성과”라며 “이번 학부모의 요구사항을 토대로 교육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현장 목소리를 더욱 다양하게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최종식·김대현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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