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중소기업도 HR마케팅 나설 때

서 미 영 인크루트 상무
기자페이지

2007년 정해년(丁亥年)은 황금돼지의 해로 알려져 있다. 그 근거야 어찌 되었든, 재물과 부를 가져온다는 돼지해도 모자라 ‘황금’돼지의 해라고 하니 누구나 나름의 희망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이런 정해년 부푼 꿈은 기업도 마찬가지일 터. 특히 힘든 한 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는 두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새해 중소기업의 사정은 그리 밝지 않다. 고유가, 환율, 북핵문제 등 각종 리스크에 어두운 전망 일색의 경기전망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성장은 고사하고 현 상황 유지도 어려울 지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것은 올 채용계획에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인크루트의 2007년 중소기업의 채용전망 조사결과 지난해에 비해 무려 28% 가량 채용을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중소기업 일자리의 3분의 1이 사라지는 셈이다.

새해 시름은 올해 졸업을 앞둔 구직자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기업들이 채용을 7% 이상 줄일 것(인크루트의 조사결과)이라고 하니 한숨이 앞선다. 하지만 이들은 대기업, 공기업 등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만 해바라기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중소기업은 이들에게 관심 밖이다.

아이로니컬하게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대기업은 평소보다 더 HR(Human Resource)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요즘처럼 경기 불안 요소가 크면 우수 인재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다.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로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핵심인재 확보 및 유지관리’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이렇게 중요한 ‘사람’을 채용하는데, 유지하는데 어떤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열정과 도전을 가진 인재는 누구나 오라’고 말로만 외쳐서는 요즘의 젊은 인재들을 끌어올 수 없다.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자사만의 어떤 가치,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키워드가 있어야 한다. 이것을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곧 HR마케팅에 다름 아니다.

경기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이 밀집한 곳이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보다 경제적으로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산업단지다. 하지만 구직자의 눈은 소수 대기업, 공기업만 바라보고 있다.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중소기업은 어떨 것’이란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까닭이다. 한마디로 일방향적인 기업 이미지에만 매몰돼 있는 것이다.

이런 편견을 바꿔나가야 한다.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HR마케팅은 실은 중소기업에 더욱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젊은 인재들의 가슴에 ‘좋은 직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깨어있는 도내 몇몇 기업들은 이미 ‘아름다운 사업장 만들기’와 같은 좋은 직장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나서고 있기도 한다. 모든 기업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사람’이 곧 ‘경쟁력’이다.

이제 경기도내 중소기업들도 자사만의 기업가치와 인재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또 우수 인재의 확보와 관리에 브랜드의 개념을 도입한 ‘고용브랜드’에 주목해야 한다. 고용브랜드 제고로 ‘일하기 좋은 직장’, ‘일하고 싶은 기업’의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신규 핵심인재를 끌어들이고, 기존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뿐 아니라 잠재 고객까지도 확보할 수 있다.

2007년 벽두, ‘인사가 만사’라는 지극히 평범한 어구를 다시 한번 곱씹어볼 때다.

/서 미 영 인크루트 상무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