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중한 약속

지난달 9일은 한국호야전자㈜에 있어 대단히 의미깊은 날이다. LCD용 대형 포토마스크의 한국 생산거점 설치가 실현돼 현곡공장 준공식을 개최한 날이기 때문이다. 2년 이상 진행해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처음 현곡단지를 찾아갔을 때에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지의 조성사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공장용지이고 어디가 도로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단지 한가운데는 묘지들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일부 구역에선 유적 발굴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이 단지에 일정대로 공장을 세울 수 있을 지 대단히 걱정됐다.

그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경기도의 전면적인 지원 덕분에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계획대로 공장을 건설하고 세계 최첨단을 달리는 한국의 고객에게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본사의 현곡공장은 이제 막 완성된 공장이지만 향후 호야사의 LCD용 포토마스크 사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공장이 되리라 생각한다. 차세대 LCD패널 제조에 대응한 대형 포토마스크를 양산하는 호야사의 첫 공장임과 동시에 연구개발도 함께 수행하는 최첨단 공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한국인 직원과 일본인 직원이 협력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며 한국 LCD산업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공장,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장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그것이 지금까지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의 기대와 본사에 대한 신뢰에 부응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 한국 공장 프로젝트에 관련된 것 이외에도 사실 한국과 인연이 깊다. 선친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인 학생시절 처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때 아버지로부터 오랜 지인들을 소개받았고 그 분들이 따뜻하게 맞이해주셔서 한국을 직접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때 아버지로부터 저의 세대에는 한국과 일본은 더욱 가까운 나라가 될 것이며 언젠가는 아버지가 자란 한국에 은혜를 갚아주길 바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드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지금에 이르고 보니 정말 아버지 말씀대로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가와 국가와의 레벨에서도 가까워졌고 특히 산업계에 있어 한·일간 협조관계는 뗄 수 없는 관계로 성장했다.

호야사도 경기도에 생산거점을 설치, 새로운 가족을 얻었기에 한국과 좀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부디 현곡공장이 한국의 여러분과 호야사의 영원한 인연의 첫걸음이 되고 한·일 우호에 일조하게 될 것을 기원하며 아버지와의 약속을 조금이라도 지켜나갈 수 있길 바란다.

/와다 후미아기 호야㈜ FPD제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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