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차기 경기도지사 선거?

손학규 경기도지사의 단임은 확정적이다. 불과 5개월여 앞둔 무주공산의 차기 도지사 후보군이 꽤나 많다.

열린우리당에서는 문희상 전 당의장, 유시민 의원 등이 꼽힌다. 재선의 유시민 의원은 한동안 당내에서조차 말이 흘러나왔을 만큼 차기 도지사 도전의 꿈을 키웠다. 문희상 전 의장은 경기도의 분도를 추진한 적이 있다. ‘경기북도’를 만들어 광역단체장이 되고 싶어 했다고 보는 게 그 무렵의 객관적 관측이었다. 분도는 당치않다. 그래서 이젠 도전키로 하면 ‘경기도’ 도지사 자릴 겨냥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졌지만 불투명하다. 내년 2월의 전당대회 이후에 거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식통은 가장 유력한 인사를 따로 꼽는다.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지금은 교육부총리를 겸하고 있는 김진표 의원이다. “상대 당 후보를 제압할 수 있는 여러가지 강점을 지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의원의 입지로 보아 공천 또한 당내 분위기상 무난할 것이라는 덧붙임도 들렸다. 국회의원이 광역단체장에 출마할 경우에는 등록 직전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면 된다. 그러나 장관은 다른 공무원직과 마찬가지로 60일 전에 사퇴해야 된다. 그러니까 김 교육부총리의 도지사 출마를 위한 부총리직 사퇴 시한은 내년 4월1일이다.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만의 싸움이 아닌 큰 변수가 또 있다. 역시 경제부총리를 지낸 민주당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의 재출마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전해진 바로는 문제점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들었다. 언젠간 국무총리가 되기를 바랐던 임 전 지사의 재도전은 항로 전환을 뜻한다.

한나라당이 손학규 도지사의 당선에 이어 연거푸 당선자를 낼 것인지는 관심사다. 4선의 이규택 의원, 3선의 남경필·김문수 의원, 그리고 전재희 의원이 당내 후보군으로 분류된 지는 이미 오래다. 전재희 의원은 선수는 비록 재선이지만 중앙과 지방의 행정 경험이 풍부한 장점을 지녔다. 그러나 거명된 이들 당내 후보군 가운데 공천이 있을 것으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소식통이 전하는 전망은 아주 다르다. 한나라당이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외부 인사를 대거 영입하기로 한 것은 이미 알려진 기정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기초단체장만이 아니라, 광역단체장 또한 외부 인사의 영입이 많을 것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미 윤곽이 잡힌 곳도 있다. 윤곽이 잡힌 곳으로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포함된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의중의 인물로 둔 영입인사는 여주 출신의 원로 법조인이다. 왜 낙점하고 있는 진 알 길이 없다. 알려진 건 고등검찰청 검사장을 지낸 영입 대상의 그는 온후하면서도 곧은 성품을 지녔다는 것이 법조계의 평가다. 영입 인사의 공천은 당내 마찰이 없을 수 없다. 하나, 당 대표라고 당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할 순 없지만 또 대표가 의중을 관철못할 것도 없다. 한나라당 경기도지사 후보 공천은 이 점에서 앞으로 자못 주목된다.

어떻든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는 5·31 지방선거 중 단연 전국의 이목이 쏠릴만 하다. 그 어느 광역자치단체 지역보다 더한 거물급의 한 판 승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정당 또한 정치적 명운을 걸고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경기도지사 자리가 역대 민선 도지사의 정치적 입지의 발판이 된 것은 웅도이기 때문이다. 인구가 1천만여 명이다. 웬만한 광역자치단체쯤은 몇 개를 합칠만 하다. 경기도의 역할과 기능이 또 각별하다. 수출산업의 절대적 영향력을 갖는 첨단 업종의 대기업이 집약돼 있다. 중소기업은 전국의 약 50%를 차지한다. 국민경제의 심장부가 경기도다. 대북 및 대중국 교류의 관문이다. 장차 통일 한반도의 중핵 지대다. 접경지역의 대비가 중요하다. 수도권 행정은 행정수요의 첨단을 걷는다. 사회복지·교통·환경·도시문제 및 건설 등 다방면으로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을 요구받는다. 경기도 지방행정은 중앙행정 못지않는 고품질의 행정을 구사한다. 경기도정은 곧 국정에 버금간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각축전이 치열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각축전과 선거부정은 별개의 문제다. 국내의 뭇 시선이 쏠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무엇보다 부정선거 시비로 지역사회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상씨름판다운 페어플레이의 공명선거가 이뤄져야 한다.

/임 양 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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