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국내 유일의 종묘회사인 ㈜농우바이오 전국대리점 단합대회가 강원도 평창 성우리조트에서 열렸다. 필자도 우수 대리점으로 23년 경력과 외곬 경영을 인정받아 참석하게 됐다. 때 아닌 가을비가 촉촉히 내려 우리의 마음을 자꾸 서글프게 했다. 오늘 필자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건 초청 강사인 개그우먼 김보화씨의 강연을 듣고 느낀 점이다.
우선 강의실로 들어서면서 “안녕하십니까”하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글로는 다 표현할 수 없었지만 언어의 혁명이랄까, 혀를 꼬아 인사하는 모습에서 700여 대리점 사장들은 폭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때 머리에 강한 느낌으로 다가 온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희망이 있는 그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살아가는 동안 나도 그렇게 해야 되겠구나 하고 다짐했다.
그는 돈을 얼마를 벌든지 자기 일을 갖고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무명시절 아무도 찾아주지도, 불러주지도 않던 일 등을 들려 줬다. 그는 그 시절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적셨다. 그는 “한우물을 파고 끊임 없이 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다 고통당하고 경험했지만 지난 97년 닥쳐 왔던 IMF사태는 당연한 결과라고 여겨진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누구 하나 잘 보아줄 사람도 없는데 대형 아파트나 중형차만 선호하고 속은 비었으나 겉만 화려한 삶이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필자도 그 무리에 합류해 원금은 갚을 생각도 못하고 연 7천만~8천만원의 비싼 은행 이자를 물고 헛것에 홀려 자기를 잃어버린 삶을 살아온 게 후회스럽고 아직도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최근 어느 경제전문가 진단에 따르면 우리 경제가 바닥층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나아지려면 5~6년은 지나야 된다고 한 것을 볼 때, 서민들의 IMF환란은 아직 진행중이며 우리는 다시 허리띠를 조이고 주어진 일터에서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 일에 미쳐 한 우물을 파는, 그리고 새로워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국인의 근성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굴지의 종묘회사였던 ㈜흥농종묘가 IMF관리체제때 통째로 외국으로 팔려 나간 것도 생각해 보면 기업주가 한우물파기 경영을 망각한 채 손쉽게 돈을 벌어 보려는 한탕주의 때문이었을 것이다. 외국으로 팔려 나간 회사가 우리의 기업인양 우리의 안방 식탁과 먹거리(채소)를 좌지우지하고 우리는 비싼 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현실을 볼 때 참으로 서글퍼진다.
‘빌어 먹어도 씨오재이는 베고 죽으라’던 조상들의 높은 지혜와 우리 땅에 우리의 씨앗을 심으려던 옹고집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래도 불행중 다행인 것은 ㈜농우바이오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며 매출액 15%를 연구개발비로 재투자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우리 농촌의 새희망이 보이는 것같다. 우리 모두 각자의 일터에서 기업이든 근로자든 일을 사랑하며 고집스럽게 한 우물을 파며,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는 변화된 생활 속에서 새 돌파구를 찾자.
삼성그룹 CEO 특강에서 모 대학 교수가 한 말이 생각난다.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유 현 익
강화 우리농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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