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女兒의 죽음’ 누구의 책임인가

자신이 맡아 돌보던 세살바기 여아가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보모와 그의 남편이 경찰에 검거됐다는 소식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경찰조사 결과 숨진 여아의 엄마는 아이를 혼자 키우며 아이의 양육과 가정을 꾸리기 위해 늦은 밤까지 가게를 운영하느라 딸을 오랜 기간 남에게 맡겼던 것으로 밝혀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막 재롱을 떨기 시작할 나이에 먹고 사는 게 바빠 생활정보지에 실린 ‘내 아이같이 잘 돌보아 드립니다’란 광고를 믿고 이들 부부에게 월 80만원씩 주면서 딸을 맡긴 어머니는 소식을 듣고 말조차 잃어 버렸다.

숨진 여아가 비정한 보모에게 맡겨진 건 지난 1월부터인만큼 10개월이 흐른 셈이다. 이 정도 기간이라면 비정한 보모에게도 정이 생겨 났을 것이다. 더구나 보모는 유아들을 위한 전문교육까지 받았고, 자신도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유아를 돌볼 자격이 있었느냐 하는 의구심이 든다.

더구나 비정한 보모 부부는 3~4살 난 아이를 3명이나 맡아 돌보면서 관계기관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이유에서 책임이 과연 이들에게만 있는지 궁금증도 생긴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관은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는 부모가 어떻게 그 어린 것을…”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