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현재의 인천시 산하 조직을 유지해야 합니다”, “인천 경제청은 인사권과 예산권이 보장되는 독립된 특별단체로 전환돼야 합니다”
이환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요즘 ‘두 얼굴의 사나이’로 살아야 하는 곤혹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최근 인천 지역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특별지방자치단체 전환에 대한 찬반 논란의 한복판에 서 있는 가운데 입과 가슴을 따로 처신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 청장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공식 입장은 “현재의 인천시 산하 조직 유지”다. 안상수 인천시장이 조직 유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시 산하 조직인 경제청의 수장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답변이다. 인천시의회가 이 청장을 ‘인천 경제청을 중앙정부로 팔아 넘기려는’ 주범으로 지목하고 나서는 현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공식석상에 나선 이 청장 입에선 늘 “현재대로 시 산하 조직을 유지해야 합니다”가 기계처럼 반복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이 청장의 가슴이다. 이 청장의 가슴에는 제한적인 인사권과 행정권한을 갖춘 현재의 조직 형태로는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담긴듯 싶다. 즉 효율적인 경제청 운영을 위해선 어떠한 형태로든 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이 불가피하고 특별지자체 전환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청장의 솔직한 심정으로 보인다.
이제 이 청장도 경제청 발전과 자신의 주체성 확립을 위해서라도 가슴 속 소신을 떳떳하게 밝혀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이 청장의 가슴 속 소신을 지지하고, 불가피한 ‘두 얼굴 생활의 고통’을 이해하는 적잖은 주변의 신뢰가 자칫 ‘두 길 보기 수장’이란 오해 속에 묻혀 질까 걱정스럽다.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요,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生卽死 死卽生)란 문구가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청장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인천시의회도 이 청장을 몰아 세우기 보다는, 조직 책임자의 건전한 의견으로 존중하고 경제자유구역의 진정한 발전 방향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찾을 수 있길 기대한다.
/류제홍기자 j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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