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 철도공사 사장에게 고함

한국철도공사 이철 사장이 광명시를 비롯, 경기도를 흔들어 놓고 있다. 고속철도 광명역을 축소하고 영등포역에 정차하겠다는 발언 이후부터다. 오랫동안 야당 정치인으로 존경받던 이 사장이 공기업 사장에 앉으면서 단행한 건 방만한 공사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 등 수술이었다. 그러면서 들고 나온 게 일부 적자가 있는 역사의 과감한 축소 및 폐지, 향후 이득 전망이 있는 역사의 신설 등이다. 기업논리를 보면 이같은 주장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사장이 분명히 모르는 게 있다. 철도는 이득으로만 따질 수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 손과 발이 되는 철도를 이득으로만 따진다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든 교통수단을 폐지하고 없애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광명역은 고속철 운행구간중 경기도에 유일하게 설치된 역이다. 서울에는 서울역과 용산역 2곳이 있지만 경기도는 광명역이 유일하며 바로 아산천안역으로 향해야 한다. 서울에 영등포역까지 들어서면 정차역과 출발역이 3곳에 이르게 된다. 이는 서울 시민만 생각하고 경기 도민은 안중에도 없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결국 광명역 축소 및 폐지는 1천만 도민을 우습게 본다는 이야기다.

영등포역 정차는 광명역을 고사시키겠다는 교묘한 논리가 숨어 있다. 광명역 활성화를 위한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고 이제 와서 적자를 본다고 무조건 축소 및 폐지하겠다는 발상은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이 사장의 이같은 논리 뒤에는 정치적인 배경이 숨어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낙선에 따른 지지도를 높이고 향후 서울시장 후보에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말이 옳다면 이 사장은 광명 시민과 경기 도민을 흔들지 말고 유능한 기업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주길 바랄뿐이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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