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가 주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공보(公報)라고 한다. 세금으로 유지되는 관(官)으로선 공보가 납세자에 대한 책무다.
요즘 일선 관공서들은 공보 대신 홍보란 말을 애용한다. 홍보가 좀 더 적극성을 띠고 시대에 맞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공보나 홍보부서 역할은 중차대하다. 역할 수행에 따라 관공서의 이미지가 달라진다. 외부와의 주된 통로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무시되는 관공서가 있다. 의정부시가 바로 그곳으로 공보과 직원들은 “공보기능이 과거 70년대로 흐르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기본적인 마인드조차 없다”는 성토도 이어진다. “엉뚱한 일들로 개념을 잡지 못한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윗사람의 질책을 피하고 주민들의 눈과 입을 막기 위한 일들을 한다는 게 지적의 핵심이다.
공보과가 건강한 지적을 외면하고 균형추를 잃은 바이어스(Bias)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누가 보는 것인가. 주민들이다. 의정부시 이미지에 흠집이 가면 주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런 일도 있었다. 306보충대는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젊은이라면 한번쯤은 거쳐 가는 곳이다. 그만큼 의정부시 이미지 전달의 매개체다. 지난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실내빙상장에서 306보충대 장병 60여명을 초청했다. 장병들은 스케이트로 한날을 만끽했다. 자장면 곱배기도 곁들여져 즐거움은 배가 됐다. 장병들에게는 의정부시 이미지가 새롭게 그려진 날이었다.
하지만 실내빙상장의 홍보 부탁을 공보과는 완전 무시했다. 그러면서도 의정부시는 생뚱맞게 한국철도공사가 민자역사의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례적으로 외부기관이 보낸 공문을 보도자료로 작성했다.
시정 홍보에는 인색하면서 철도공사의 대변인으로 선뜻 나섰다. 초민감 사안에 굳이 불을 지피는 우(愚)를 범했다. 주민들이 이런 공보과에 대해 어떤 점수를 줄까. 인사권자인 김문원 의정부시장의 눈과 귀도 막고 있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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