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구직자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구인업체를 연결해 주는 채용박람회가 지난 11일 의정부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불과 3시간동안 진행된 행사였지만 수천명의 구직자들이 몰리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를 주최한 경기도 제2청과 의정부시, 고용안정센터 등의 노고로 수백명이 안정된 직장을 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뜻깊은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긍정적인 평가에 잠시 덧붙이고자 한다. 관심을 조금만 더 기울였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피드백도 썩 나쁘지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우선 참가 업체 63곳중 무려 20%가 넘는 13곳이 불참했다. 사정을 감안한다고 해도 많은 수치다. 행사준비 소홀이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장소가 협소해 구직자들은 물론 업체들의 원성을 샀다. 제2청은 또 전체 채용인력이 4천800명이 넘는다며 박람회의 규모를 자랑했다.
하지만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에게는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육군이 전국적으로 부사관 등 군 업무직으로 4천명을 뽑기 위해 참가했다. LG필립스 LCD㈜와 협력업체 등이 기능직을 포함해 300~400명을 채용하기 위해 나왔다.
구직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박람회라고 하기에는 그 의미가 퇴색됐다. 몇몇 학교에서는 단체로 학생들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반강제적(?)으로 동원됐다며 박람회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전에 충분한 정보제공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다. 주최측은 3시간이면 박람회시간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일자리를 애타게 찾는 사람에게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면접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데 시간이 다 됐다는 이유로 의자정리에 나선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끄러워서 못하겠다. 전화번호 있으니 나중에 연락해라”.
한 업체 면접관이 던진 말이다.
채용박람회의 좋은 취지를 조금더 살리기 위해 세심한 노력이 수반되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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