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고/신 ‘태프트-가쯔라 밀약’인가?

지난 7월 28일에는 태프트-가쯔라 밀약의 100주년이 되는 날로 천도교의 중앙대교당에서는 남북이 단합하여 이를 규탄하는 보국안민(輔國安民) 척왜창의(斥倭彰義)대회를 가졌다.

남북의 민족세력이 공동선언의 형태로 우리는 지나간 1세기를 되돌아보면서 더 이상 외세의 침략을 받지 않기 위해 좌·우정치세력을 비롯한 모든 분열의 요소를 한국민족주의의 이름으로 단결하고 나아가서 번영의 통일을 이루고 평화의 세계 일가 건설을 도모해가자고 궐기한 것이다.

마침 그 당시에 북경에서는 북의 핵문제를 중심으로 6자회담이 열리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동안에 우여곡절을 겪은 탓이라 민족과 인류를 위해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휴회의 형식으로 끝나기는 했지만 모처럼의 긴 시간동안 대화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일단 정회에 들어간 것이다.

우리는 모처럼의 기회가 마련된 터에 이번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모든 노력을 다하여 남·북이 평화공존하여 궁극적으로 평화통일을 해갈 수 있는 발판이 놓여질 것을 기대하였다.

그런데 휴회 중에 미국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북의 평화적 목적의 원자로도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면서 6자회담의 성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주장은 지난 번 회담 때도 줄곧 나온 얘기로 이러한 연유로 그 때마다 회의는 결론없이 끝났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편으로는 파키스탄에는 핵무기의 소유를 인정하고 심지어 인도의 경우는 고급기술을 공유할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란의 경우는 이미 그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어찌할 수 없이 핵개발을 묵인할 수밖에 없다고도 하였다. 그러면서 유독 북한만이 남침의욕이 있다는 등 동북아의 악의 국가로 지칭하면서 사실상 백기를 들 것을 강요하고 있다.

이러한 외교의 긴장국면에서 한국의 정동영 장관은 북의 핵도 농업·의료 등 평화적 이용의 핵기술의 보유와 경수로의 건설이라면 주권국가의 권리라고 맞받아 나섰다. 정부관리가 민간의 목소리도 아닌데 이렇게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사적인 민족주의와 민주주의의 정치사상의 신념에 입각하여 올곧은 소신을 피력한 적이 일찍이 없었다.

실은 정부관리의 이러한 용기 있는 발언이 없다하더라도 학계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 재야에서 부시정권의 이러한 신보수주의의 입장을 질타하는 비판이 일찍이 나왔어야 했다.

주변국가 중에 중국도 핵이 있고 일본도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핵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결코 북의 핵은 미국과 남쪽은 물론이며 주변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로지 경제발전과 주권국가의 안위와 체면을 지키기 위한 평화적 수단임을 주지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다시 미국이 100년전 오늘과 같이 약삭 빠른 일본의 편을 들고 중국과 동북공정을 흥정하면서 한반도에 신냉전의 분단논리에 동의하거나 타협한다면 자유와 정의의 민주주의의 미국이 아니라 침략과 정복을 위한 신제국주의의 새로운 태프트-가쯔라 밀약을 맺어 한반도를 분할 통치하려는 음모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제 21세기 새 천년에 인내천(人乃天)의 상생(相生)의 문명시대에 즈음하여 한민족의 정신·문화민족주의로 남북을 통일하고 그리하여 동북의 중심국가를 이루면서 인본주의(人本主義)의 헬레니즘 신본주의(神本主義)의 헤브라이즘의 시대에 이어 이를 변증법적으로 융합한 인내천의 코리아니즘의 새 천년 시대가 도래할 수 있도록 미국은 북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인정하면서 그리하여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관심과 협력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노 태 구 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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