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일의 문턱을 넘어서

인천시의회 남북교류촉진 특별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2박3일간 (사)새천년생명운동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착화탄·화덕·가스레인지·연탄 등을 전달하는 행사와, 북한 주민의 한 가정을 방문해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볼 수 있는 업무연찬회를 가졌다. 방문지는 북한 금강산관광산특구 인근에 있는 온정리 마을이었다.

대북지원이 ‘북한의 퍼주기’라는 비난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독일의 사례를 살펴볼 때 통일비용의 부담이라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하여야 할 것이며, 다만 민간 부문의 대북지원 형태가 정부의 통제 없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대해서 경제적 측면의 지원을 하되, 우리는 경제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체육·청소년 분야 등의 다양한 교류가 확대되도록 북한 측에 부단히 요구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북한의 핵문제를 통해서 전력생산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또한 북한의 생활에너지가 부족할 것이라는 것은 우리는 쉽게 연상해 낼 수 있는 사항이다. 우리가 묵었던 금강산관광호텔도 오전에 정전이 되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못하고 계단을 이용하여야 하는 경험을 하면서 북한의 전력사정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그렇다면 생활에너지는 무엇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의문을 가져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과거 생활사를 반추해 본다면 생활에너지는 나무→연탄→기름보일러→가스로 전환되어 왔다. 한편 연탄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처음에는 그냥 연탄을 아궁이에 사용하다가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난방체제로 전환함으로써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현저히 격감시켰던 경험을 우리는 갖고 있다.

북한지역에 금강산관광특구 등 보존지역을 제외하고는 산에 나무가 부족한 것은 생활에너지를 나무에 상당기간 의존해 왔다는 것의 방증인 것이다. 그리고 생활에너지를 나무에 의존하는 방식은 여유시간의 부족과 노동력 공급차원에서도 한계를 갖고 있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규모로 개성공단을 개발하고 있으며, 금강산관광특구도 하루 1천명이상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외에도 평양공단 등이 추가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이를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북한주민을 대규모로 고용해야 한다는 상황에 우리는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한에서와 같이 단순 연탄아궁이체제를 겪지 않고 연탄보일러체제로 바로 전환하게 하고 이러한 고려는 남북경협의 확대를 위한 필수불가결한 통일비용의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사)새천년생명운동과 함께 북한 금강산관광특구 인근의 온정리 마을 한 주민의 가정집에서 아궁이식과 외부설치식의 두 가지 연탄보일러가 설치되어진 것을 확인한 것은 현실의 생생한 경험이었다.

북한이 남한의 전력공급으로 산업용에너지의 부족함을 극복함으로써 여유 석탄을 생활에너지로 전환할 때까지는, 또한 러시아 사할린으로부터 가스를 공급받는 먼 훗날까지는, 북한의 생활에너지를 연탄보일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연탄을 통일의 그날까지 공급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강하게 할 수 밖에 없었다.

한편 북한지역 산의 녹화사업을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나무를 심는다면, 이것은 ‘기후변화협약’의 이산화탄소(CO2) 감소 노력과 관련된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금번 남북특위 연찬회를 통하여 북한의 한 가정을 방문한 그것은 바로 통일의 문턱을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이 아닌가 싶다.

/추 연 어 인천시의회 남북교류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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