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양평교육청의 특혜불감증

양평교육청의 일선 학교 현안사업 예산집행 과정에서 불거진 특정 업체 밀어주기(본보 27·28일자 6면)는 오랜 관행과 타성에 젖은 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영어교재 구입건과 관련, 특정 업체 납품을 유도했다 전교조에 혼쭐이 난 지 불과 1년이다.

해당 공무원이 징계로 인사조치됐는데도 올해 또 특정 업체와의 결탁유혹을 교육청 또는 일선 교장이 뿌리치지 못한 건 과거에 이러한 사례가 성공한 전력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해 경기도교육청 감사는 오히려 이번 DVD소프트웨어 구입건과 관련, 특정 업체 밀어주기를 보다 치밀하도록 유도한 셈이다. 해당 학교가 공정하게 구매했음을 증명하는 실무 교사 회의나 교재선정위원회 회의 결과를 담은 회의록이 완벽하게 구비됐다는 점이 이를 입증해 준다.

이는 현안사업으로 신청만 하면 지원받을 수 있는 윈-윈작전에 해당 학교는 예산 지원 구조상 함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미 일부 교사들은 해당 학교 모두 똑같은 업체 제품을 구입했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구매과정에서 ‘보이지 않은 힘’ 을 실토하고 있다. 조달청에 등록된 교육용 소프트웨어 업체만도 30여곳에 이르는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교육청이나 해당 학교의 우연에 의한 업체 선정이란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교육계의 대오각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조 한 민 기자 hm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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