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소년 인터넷 윤리교육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하였다. 세계의 OECD국가들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그 질과 양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호주의 경우 인터넷은 광활한 오지 지역의 교육공백을 메우는 수준에 불과하며 미국 역시 호주 정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OECD 통신위원회의 2003년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정보 통신장비 교역에서 ‘130억 달러’ 흑자를 달성해 핀란드, 일본, 영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부상하였음을 알리고 있다. 정보 인프라 및 교역 면에서 세계 최고의 지위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윤리는 어떤 수준인가. 세계 최고에 걸 맞는 수준인지 자문해 볼 일이다.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된 이후 학생들 간에 친분관계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각종 사이버 커뮤니티에는 친구를 비방하거나 특정인들을 험담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한창 예민한 청소년 시기의 학생들은 이런 내용에 성인들보다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아 게시된 글의 대상자를 괴롭히는 등 심각한 문제로 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실제 이런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괴롭힘(Cyber Bullying)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을 갖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윤리교육 문제도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를 자유자재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가지게 된 지금의 청소년 세대들은 과거 기성세대가 경험하지 못했던 좋은 열매를 취할 수 있는 반면, 이에 대한 오남용으로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지하듯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자 음란물 및 쓰레기의 바다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이기(利器)의 잘못된 사용으로 예전의 사회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윤리적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청소년 시기의 인터넷 윤리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본다.

중·고등학교 과정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인터넷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건전한 시민사회와 자율적 자정능력을 강화시켜갈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보통신 윤리의 경우 법과 달리 처벌할 수 있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교육적 노력이 더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이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자발성과 실천적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에게는 정보 시대의 주인이 되어 유익한 정보를 서로 나누고 인류의 행복과 높은 이상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 모든 정보는 정확하고 성실하게 활용되어야 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용되어야 한다. 바른 언어를 사용하고 공중도덕을 지키듯 정보 질서를 확립하고 개인의 사생활과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려는 마음가짐이 새로운 가치관으로 뿌리 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세대이며 인터넷의 주요 이용자 계층인 청소년들에 대한 인터넷 윤리의식 함양은 매우 중요한 시대적 의미를 갖는다. 우리 모두는 정보시대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 건전한 정보윤리가 정보 사회의 기반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 진정한 인터넷 강국을 만들어 보자.

/한 병 선 배화여대 외래교수·교육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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