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가 손학규 도지사 월권 인사문제를 놓고 정치적인 색깔을 보이며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지방자치발전특위’ 구성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손 지사의 월권 인사문제에 불만을 품고 1개월 가까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용 의원(고잔1동) 등 9명은 최근 개회된 제125회 임시회에서 지방자치발전특위 구성에 따른 결의(안)를 발의, 상정했다.
김 의원 등은 “지방자치가 14년이나 흘렀는데도 여전히 중앙으로부터 많은 통제를 받는 등 실질적인 지방자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며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의 대등한 역할 분담은 물론 인사권 보장, 자치입법권 확대 등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특위 구성을 결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들은 “지방자치 발전에는 공감하지만 특위 구성 시점이 농성을 풀기 위한 수순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오해의 소지도 있는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반박했다.
결국 시의원들은 특위 구성문제를 놓고 농성에 참여한 의원들과 불참 의원들 사이에 찬·반논쟁에 따른 격론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아 내지 못한채 표결에 부쳐 부결됐다. 시는 현재 시장 직무정지로 인한 주민 불안과 챔프카대회 성공 개최, 인구 70만명에 걸맞는 도시기반 및 미래 구축 등 숙원사업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 시기에 시의회가 명분도 없는 싸움으로 정치적 공방을 계속한다면 주민들로부터 외면당할지도 모른다. 초심으로 돌아가 시와 주민들을 위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구 재 원 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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