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수능/고3교실 ‘엇갈린 희비’

수험생 최모양(16·성남 S여고)은 14일 수능성적표를 받아 들고 크게 놀랐다.

수능시험이 끝난뒤 모의고사 때보다 성적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달된 표준점수는 예상과 크게 빗나갔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른 과목을 선택한뒤 어려운 문제로 울상을 짓던 친구는 오히려 좋은 표준점수를 받은 것을 보고 크게 낙담했다.

원점수에 익숙한 상태에서 똑같이 원점수로 만점을 받았는데 자신이 선택한 과목과 다른 수험생이 선택한 과목 사이에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는 37점까지 생길 수 있는 현상 때문이다.

이전의 수능은 총점 대비 등락폭을 나타내는 ‘난이도’의 개념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선택과목간 표준점수의 격차가 대학입시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수능이 과목간 표준점수의 격차가 심해 결과적으로 난이도에 실패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원점수 만점자의 표준점수 차이가 수리 ‘가’-‘나’형간 9점, 사회/과학/직업탐구 6~13점, 제2외국어/한문에서는 무려 37점에 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위 4%’가 1등급인데 탐구 및 제2외국어/한문영역 일부 선택과목은 10%를 넘고 있어 적절한 난이도를 맞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이날 채점위원장인 박성익 서울대 교수(교육학)는“난이도 조절의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난이도와 성적분포 경향성은 그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의 특성, 응시생 숫자, 교과목 성격 등의 변수가 상호 작용하는 것으로 기술적으로 맞추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일선 교사들이 최대한 노력했지만 전체 51개 과목 가운데 몇 과목은 난이도를 기대하는 수준에 맞추지 못했다”고 덧붙였다.또 교육부와 평가원은 표준점수가 일부 문제점이 있지만 원점수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수험생과 학부모는 “시험을 쉽게 출제, 만점자가 나온 것은 수험생의 탓이 아니고 시험을 어렵게 냈더라도 만점을 받을 수 있는 수험생이 똑같이 낮은 표준점수를 받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국 대입에서도 잘하는 학생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종식·최용진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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