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방학을 아시나요”
5월에는 유난히 달력에 쉬는 날이 많다. 어버이날이나 어린이날이 있으니만큼 휴일이 많은 건 당연하다. 징검다리 휴일이 많아 누구나 쉬고 싶은 유혹도 느낀다.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도 마찬가지다. 30일과 다음달 1~2일을 연결하면 26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주일을 고스란히 쉴 수 있다.
실제로 이처럼 길게 쉬는 초등학교들이 많다. 5월 초는 흔히 ‘효도 방학’이고 추석 명절 연휴는 교장 ‘재량방학’이다. 이런 현실과 동떨어진 방학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몇가지 어려운 문제를 선물한다.
우선 직장을 나가는 맞벌이 부모들로 인해 학생들이 갈 곳이 없다. 초등학교는 보육에 대해 일정한 책임을 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휴일체계를 무시한 1주일짜리 ‘효도방학’과 ‘재량방학’은 학부모들을 난감하게 한다.
교육적 측면도 문제가 있다. 학교는 매년 일정한 수업일수를 채워야 한다. ‘효도방학’과 ‘재량방학’ 등이 시행되는 5월과 10월은 공부하기에 알맞은 계절이다. 결국 수업하기 적당한 계절에는 쉰다는 얘기다. 너무 덥거나 추워 시행하는 여름·겨울방학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물론 교육계는 “쉬는 날은 대체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친구가 없는 학교에 등교하겠는가. 학부모들의 스케줄을 무시한 방학은 ‘불효방학’인 셈이다. 일선 학교의 혜안을 기대한다.
/정재현기자 sk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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