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씨름협회가 흔들리고 있다. 10여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창단한지 6개월만이다.
그동안 안양씨름협회는 이름만 있을뿐 사실상 현재의 모 고교 코치 1명으로 명맥을 유지해왔다. 이런 현실을 못내 안타까워 하는 왕년의 씨름인들이 결국 지난 부흥기를 추억하며 힘을 모아 결성한 게 불과 몇 개 월 전이다.
최근 치러진 전국씨름왕선발대회 도 대표 선발전에는 신청서조차 내지 못했다. 안양씨름협회가 참가 공문을 받지 못해 일정을 몰랐다고 한다. 시·도 대항전은 도가 안양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고 있고 체육회는 당연히 공문을 씨름협회에 전달해야 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안양시체육회가 일을 그르쳤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이때문에 고교 선수 9명은 전국대회에 나갈 기회마저 박탈당한 셈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하는 모습은 더욱 볼썽 사납다. 체육회는 안양씨름협회 임원이자 코치인 모씨에게 신청 마감날 일정을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코치는 씨름협회 관계자에게 “바빠서 깜박 잊었다”고 변명했다고 한다. 이치에 전혀 어긋나는 이들의 행태에 애꿎은 학생들만 멍들고 있다.
항간에는 체육회와 코치, 씨름협회간 불화설이 나돌고 있다. 사실 여부는 밝혀져야 알겠지만 지역 체육인들은 이들의 다툼을 보며 실망을 넘어 낙담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씨름협회장이 “괜한 직책을 맡은 것 같다”며 주변에 푸념을 하겠는가.
고등부 선수 9명이 전부인 안양씨름은 가야할 길이 멀다. 초·중등부를 만들어 안양선수를 키워야 한다. 그래야 떠나는 선배는 모범을, 꿈나무 후배는 희망을 갖지 않겠는가.
/이정탁기자 jt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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