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봉산 훼손 위기

이천 설봉산은 해발 394.4m로 등산객들의 마른 목을 적셔 주는 약수터와 늘 푸른 숲, 아름다운 계곡 등을 간직하고 있어 어머니의 넉넉한 가슴처럼 안기고 싶은 곳이다.

이런 설봉산이 훼손될 위기에 처해 있다.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건설이 가시화되면서 대규모 터널공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계획이 지난달 한국철도시설공단(이하 공단)이 실시한 설명회에서 밝혀지자 주민들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공단은 신둔면~증일동 구간 4.6㎞에 대한 터널 개설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천환경운동연합과 이천YMCA 등은 “설봉산 터널 관통은 유적과 수맥을 훼손, 주민들의 영원한 휴식공간을 빼앗는 처사”라며 신둔면~증포동 노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노선 변경은 300억원 정도의 추가 예산이 필요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도 “신둔면과 증포동 등지에는 이미 성남~이천 구간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설중이어서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노선까지 개설된다면 개발이 편중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성남~여주 구간 복선전철 유치가 초반부터 주민들의 분열과 반목을 유발하고 있어 걱정스럽다.

막대한 예산과 긴 시간을 갖고 추진될 사업이라면 모든 주민들이 동의하는 방안이 도출돼야 한다.

아름다운 설봉산을 지켜 주며 유유히 지나가는 전철을 보고 싶은 게 많은 주민들의 바람이다.

/김 태 철 (제2사회부 이천)

kimtc@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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