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에 미국 노동부와 직업훈련협회는 고용주들이 근로자에게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기술을 분류하기 위한 협동 연구에 착수하였다. 이 협동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고용주들이 컴퓨터 관련 기술에 관한 능력을 가장 중시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연구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고용주들이 요구하는 필수적인 능력은 자기학습능력과 기초학습능력(읽기, 작문, 수학) 및 직업기초능력으로서 의사소통기술, 인간관계능력, 적응력 등을 들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이러하다. 우리가 가장 중요한 직업능력이라고 생각하는 컴퓨터를 조작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단기간의 훈련에 의해서 가능하지만, 소위 말하는 컨텐츠에 관련되는 능력은 단기간의 훈련으로 가능하지 못하며 더군다나 인간관계나 적응력 등은 장기간의 학교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0년대의 직업인들은 간단한 책, 기사 또는 간단한 자료를 읽는 방법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그래프와 도표 및 지도를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므로 문자화된 단어나 문장에 국한된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독서 능력과 정보를 분석, 평가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경영자들은 복잡한 정보를 빨리 분석·평가하여 얻은 새로운 정보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회사원을 요구할 것이다. 작문능력에 있어서도 정확한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정확하고 특수하며 일목요연하고 이해하기 쉬운 사업계획서를 준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수리 계산능력에 있어서는 계산능력뿐 아니라 개념적인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즉 일련의 복잡하고 긴 통계수치를 계산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컴퓨터에서 나온 결과를 보고 그 결과가 나오게 된 계산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런 계산과정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단순한 계산능력 이상의 것이 요구될 것이다. 적어도 실무 통계에 필요한 지식 이외에 더 높은 단계의 수학적 지식과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의사소통기술이나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는 능력도 매우 중요한데 왜냐하면 2000년대의 일터에서는 개인작업보다는 팀을 중심으로 하는 작업환경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제 직장인들은 누구든 팀의 일원이 되어야 하는데 팀이 갖는 가치의 대부분이 정보와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팀 구성원들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에서 나오게 된다.
따라서 2000년대 직장인들은 훌륭한 의사소통자가 되어야 한다. 직장인은 직장인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창출해내고 다른 사람에게 정보를 빨리 그리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가져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고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일하는데 필요한 정보들이 문서화된 자료보다는 언어적인 자료로 교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 직업교육에서는 기능적 측면의 컴퓨터 조작이나 활용 능력을 중시하고 내용적 측면을 이루는 기초학습능력이나 의사소통 기술은 중시하지 않는 것 같다.
한가지만 잘하면 되는 줄 아는데 전혀 그렇치 않다. 시대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그 변화를 제대로 읽고 주도하려면 역시 기초학습능력이 있어야 하며 어우러 살아야 하는 인간사회의 구조상 의사소통기술과 대인관계능력은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의 성·패와 행·불행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능력·도구가 된다.
/김현옥 수원수일中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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