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면 배 과수원을 자주 살펴보게 된다. 배꽃이 피기 때문이다. 올해도 다행히 봄 날씨가 좋아서 우리지역의 배 꽃피는 시기도 평년보다 일주일 정도 빠른 4월10일부터 시작될 것 같다.
배꽃이 피는 기간에는 비도 없고 날씨도 좋아야 벌, 나비 등 꽃가루 매개곤충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수분과 수정이 잘돼야 좋은 과일농사로 기약할 수 있기 때문에 꽃피는 시기의 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날씨는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고 우리 과수인들은 개화기 나무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농업기술원을 비롯한 시·군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는 과수 전문지도사들은 이 시기에 온 신경을 집중하여 배나무를 살펴보게 되고 좋은 배 생산을 위한 인공수분용 꽃가루준비와 인공수분 교육에 온 힘을 기울인다.
그러나 3~4년부터 예상되었던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하락 걱정은 올해도 계속될 것 같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배 농업인들의 자구책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먼저 배 과수원의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지역에 고질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던 키 높은 나무수형, 너무 많은 가지수와 Y자 밀식수형에서 간벌지연에 따른 밀식장해의 반복을 개선하기 위해서 배나무 줄이기를 과감히 실행할 때다.
지금은 다수확보다는 고품질의 배 생산이 요구되는 시기임을 감안하여 주지수를 2∼3개로 대폭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1990년이후 식재된 유목원들은 대부분 Y자 밀식재배로 조성되어 그 면적이 전국적으로 8천ha정도로 배 재배면적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성과기에 이른 과수원이 대부분으로 이런 과수원은 한주씩 건너서 베어내는 간벌작업을 실천해야 한다. Y자 밀식 조성과원에서도 이 시기에 철저한 간벌계획을 도입하여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기존 배나무 성목원은 대부분 키가 커서 사다리를 놓고 작업을 하여야 한다. 이런 수형에서는 노동력이 과다 소요되는 것이 단점으로 경기도 농업기술원에서도 1990년부터 키 낮추기 전정기술을 적극 보급하여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줄기를 절단하고 낮은 곳에서 발생하는 도장지를 이용하여 착과시키는 결과지 갱신 작업을 적극 추진, 현재 1천370ha정도 실시하고 있다. 이 기술을 전 과수원에서 실시하여 노동력이 적게 소요되는 과수원으로 개편해야 할 시기다.
이러한 작업들은 결실기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며 현재까지도 일부 선도농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저급품 배 다량생산은 지속될 것이다. 그 결과는 과잉생산에 따른 배 가격하락의 연장으로 이어져서 배 산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배 과수원의 구조조정이 전체 배 산업을 향상시키고 배 생산을 조정하는 길임을 명심하여 이제라도 전 배 농가가 자신의 과수원을 돌아보고 배 과원 구조조정에 동참할 때다.
/김완수.道농업기술원 기술공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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