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구 부안군수는 새천년 민주당으로 출마하면 부지깽이도 당선된다는 호남의 지역정서를 뛰어 넘어 무소속으로 당선된 몇 안되는 강인한 집념의 군수다. 다음번에도 적당히 처세하면 재선은 떼논 당상임을 모를리 없지만 오로지 몰락해 가는 지방경제와 지역발전의 복원을 위하여 혼자서라도 십자가를 짊어져야겠다는 용기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 그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앞으로 닥쳐올 고난의 가시밭길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고향발전의 일념 하나로 장고(長考)끝에 ‘원전 수거물 시설’의 유치를 결단했다.
이러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백년만에 몇명 나올까 말까하는 지도자라는 것을 부안군민들이 알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농어촌 환경을 논하며 핵 폐기물 유치를 무조건 반대하는 환경단체와 부안군민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결여되어 있다. 핵 폐기물 처리장 시설은 이미 설치한 선진국의 예를 볼 때 별 문제가 없음이 입증되었다. 왜냐하면 국가주도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추어 가동할 것이 자명하고 그 곳에 많은 시설물과 수많은 종사자들이 근무하면서 시시각각으로 점검하고 분석하게 되어 있다. 더욱이 연구단지와 관광지구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결연한 의지에서 보듯이 지역발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위대한 지도자란 백년 앞을 내다보고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다. 김종구 부안군수는 고향인 위도에 핵폐기물 수거물 처리장의 설치를 결정한 것은 정말 사심없는 신념에 찬 지도자의 결단으로 정말 존경해 마지 않는다.
필자도 5개 시도와 5개 부처 11개 기관을 전전하며 33년을 공직에 몸담았지만 이런 훌륭한 단체장을 본적이 없다. 일신의 영달만을 위하여 갖은 시류에 영합하거나 잔꾀를 부리는 단체장이 얼마나 많은지 부안군민들은 접해 보지 못하였을 것이다.
목사의 아들이 성경말씀의 존귀함을 모르고 소고기와 쌀밥만 먹어봤다면 보리밥과 시래기 된장의 맛을 모르는 이치와 같이 부안군민들도 그와 다를바 없다. 러시아의 영토인 알래스카를 미국 국무장관 스와드는 오랜 협상끝에 720만달러에 구입할 때 아무 쓸모없는 북극의 냉장고를 왜 사야하느냐며 미국국민들의 반대시위는 극에 달했다. 그러나 지금의 알래스카는 미국에 있어 전략적 중요성은 설명을 불허한다. 서구의 어느 도시에선 1백년전에 중심 도로 폭을 100m로 신설한 시장을 시민들은 정신병자라고 비웃었으나 백년뒤에 그 시장의 미래를 보는 안목에 경탄하여 추모비를 세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탄했다.
또한 철마면 고촌마을 주위는 대부분 천수답이라 하늘에 의존해 왔다. 의지에 찬 마을이장이 저수지 축조를 결단하자 둑이 무너지면 마을 모두가 수몰된다는 주민의 완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저수지를 완공했다. 불만에 찬 흥분한 마을 주민들이 준공식장에서 이장을 장작더미 위에 올려 놓고 화장을 하겠다고 불을 지펴놓고 내려왔다. 때마침 지나가던 스님의 도움으로 생명은 보존할 수 있었으나 영영 고향을 등져야 했다. 오랫동안 저수지 덕택에 쌀밥을 먹게 되었으니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고 후일 공덕비를 세워 기렸다는 일화가 있다.
부디 부안 군민들이 하루 빨리 이성을 되찾아 먼 훗날 김종구 군수를 기리며 죄스러워 하는 후회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부는 김종구 군수의 의로운 결단에 백번의 격려와 위로보다 부안군수가 처해 있는 처지를 감안하여 김종구 군수의 요구에 상응하는 충분한 지원과 필요한 시책들을 일사불란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행·재정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번 부안군수의 핵 폐기물 처분장 유치 신청이 부안군민으로 하여금 정말 잘된 결정이었다고 공감하도록 정부는 전폭적이고 추종을 불허하는 특단의 조치가 가시화되어야 한다. 특히 노무현 정권은 다른 국책사업과 형평을 맞춘다는 생각에 시간을 소모하며 머뭇거리다가 민심이 이반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부안군민이 뽑아준 군수를 군중심리에 노예가 되어 이성을 잃고 집단폭행과 린치를 일삼은 부안군민을 김종구 군수는 벌주기를 원치 않았다. 그의 부안군 발전과 군민사랑 정신에 머리 숙여 경배한다.
/손병목.前 안양시 동안구 부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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