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추석의 의미를 무색케 하며, 가을의 정취를 예고하는 매미의 정겨운 울음소리를 자연의 경고음과 인간의 처절한 울부짖음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전 국토의 남동부지방을 강타하며 집중적인 피해를 입힌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해 피해지역 주민들의 크나 큰 좌절감과 자연의 힘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가를 절실히 느끼며,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자연의 힘에 반항하여 스스로 자멸의 길을 택하려는 전주곡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해(International Year of Freshwater)’이며, ‘미래를 위한 물(Water for the Future)’이란 주제를 가지고 전국에서 각종 물의 날 행사를 개최하였으며,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2050년쯤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 부족사태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과 담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물 문제는 수량(건교부)과 수질(환경부)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절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상반된 개발과 보존의 양극에서 고민과 갈등만을 반복하며 탁상공론만을 계속하는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팔당상수원의 경우 단일수계가 아닌 3개(남한강·북한강·경안천) 수계로 이루어져 수량과 호수의 폭 등 각기 다른 구조상의 문제와 팔당댐의 총저수량은 2억4천4백만㎥이며 현재 저수량(자료: 2003. 2. 5) 2억2천6백만㎥(저수율 92.62%)이다. 당초 계획했던 저수량이 팔당상수원의 퇴적층(약 6~7m:약2300만톤)중 경안천수계의 경우 최종지점의 퇴적층이 약 6~7m(약500만톤)가량 지표면에 깔려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저수량 측정 또한 신뢰할 수 없다는데 커다란 문제가 있다. 또 남·북한강의 일정한 넓이, 경사도, 수량과 달리 폭이 넓고 지수면이 얕아 역류현상을 나타내며 물이 고여있는 현상을 보이며, 1년 중 여름철(약 10일정도)에만 하천수량이 충분할 뿐 항시 적은 수량으로 수질악화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하수처리구역 설정으로 인한 하수처리시설과의 직선연결로 인해 소하천이 건천화 현상을 보이며 수량확보와 생태계에 커다란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하천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하천주변의 지역주민들에게 하천구조 등에 대한 자문과 단독 및 마을단위의 하수처리시설을 설치·운영함으로써 하천의 건천화 현상을 방지하여 물의 흐름에 맞는 담수보 설치와 낙차공, 어도를 만들어 자정작용에 필요한 폭기를 유도함으로써 수질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하류에서 상류로의 펌핑시설 설치 등을 통하여 리사이클링 함으로써 하천의 수량확보와 수질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강우량을 보이고 있다. 물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만 물쓰듯한다고 하지 말고 실개천을 비롯한 하천을 잘 가꾸어 감으로써 소중히 쓰여질 수 있는 우수(빗물)가 마구 흘러 서해바다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지역주민들은 끊임없는 관심을 갖고 접근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방세환.경안천시민연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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