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누드 파티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가 반포동 자신의 업소에서 상습적으로 ‘완전 나체 가면파티’를 주선하다가 최근 경찰에 구속되었다.

김씨는 인터넷 화상 채팅사이트를 이용해 ‘누드카페 멤버십 남자 회원’을 모집하는가 하면 구인·구직사이트에 ‘누드카페, 여 시간제 알바 모집’이라는 광고를 내서 여성 아르바이트 구직자들도 손쉽게 모을 수 있었다고 한다.

김씨는 특히 여성 아르바이트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나체 심사를 한뒤 주부, 여대생 등 7명을 고용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런 방법으로 모은 누드파티 남자 회원들과 아르바이트 여성들 중에서 3~5명씩을 자신의 카페에 비밀리에 오게 한 뒤 여자들 모두 완전 나체 상태에서 각각 가면을 쓰게 하고 그 중 제비뽑기로 선발된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성행위를 연출시키는 일명 ‘왕게임’을 벌였다고 한다.

김씨는 이런 식의 누드파티 때마다 남자 회원들에게서 입장료 명목으로 30만원씩을 받아냈다. 이 변태 음란파티는 작년 6월부터 시작해서 올 3월까지 모두 20여 차례나 계속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적발된 것이다.

‘왕게임’을 하는 변태성 ‘누드파티’가 여러 곳에서 성행한다는 정보에 따라 경찰이 현재 유흥가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수사중이라고 한다.

가정을 가진 주부와 여대생들이 나체 심사를 받으면서까지 이처럼 변태 누드파티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그저 알몸으로 술이나 마시는 단순한 누드파티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성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섹스파티를 열었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섹스란 무엇인가. 한 사람의 남자와 한 사람의 여자 두 사람이 아무도 모르게 치르는 육체적 비밀행위가 아닌가. 짐승과 인간이 다른 것 중의 하나가 짐승은 공개적으로, 인간은 비공개적으로 성행위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적어도 인간의 존엄성과 관계되는 것이다. 인간이 이처럼 스스로 인간이기를 거부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 우리 인간들은 저마다 공부도 하고 여러 가지 생각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해서 돈도 버는 것 아니겠는가. 철없는 아이들도 아닌 가정을 가진 주부들, 최고학부를 다니고 있는 여대생들이 공개적 성행위도 불사하는 나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성도덕의 타락 정도가 아니라 기본적인 도덕의 파산이다.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인간의 정신과 존엄을 중시하는 전통적 가치관을 내팽개치고 권력과 물질 만능주의를 키워온 일부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주도층 인사들, 그리고 우리 모든 기성세대들의 책임이 아니겠는가. 지금이야말로 육체의 누드가 아닌 정신의 누드가 필요한 시대이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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