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의동은 개발돼야 한다

지난달 30일 열렸던 ‘2020 수원시 도시계획 공청회’를 듣고 이의동 주민으로서 한마디 해보고자 한다. 우리 이의동은 과거 용인군 수지면에서 수원시로 편입된 지 어언 20년이 지났다. 20년은 사람으로 치면 성년의 나이이다.

그러나 희망에 들떠서 수원시로 편입되었건만 우리에게 돌아온 이득은 없다. 오히려 행정당국으로서는 필요하지만, 우리에게는 혐오시설인 쓰레기 적환장이나 화장장만 들어섰으니 도대체 사람을 살라고 하는 동네인지….

그나마 인구가 3천여명 밖에 되지 않아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시의원이 한명도 없다. 이의동 보다 늦게 수원으로 편입된 금곡동이나 망포동을 보면 번듯한 수원시로서 균형있는 발전을 해나가고 있지 않은가. 특히 하동 같은 경우 35년씩이나 유원지 지구로 묶어놓고 재산권을 제한해왔기 때문에 이제나 저제나 제한이 풀릴 때를 기다리다 한을 품은 채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신 어른이 한두명이 아니다.

수원의 화장실문화는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하나, 이곳 이의동 주민들은 화장실 하나 마음대로 지을 수 없어 재래식 변소를 사용하고 있으니 이 어찌 사람 사는 동네라고 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의동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한탄한다. “그냥 용인군 수지면으로 남아 있었으면 수지지역 개발로 ‘수지’를 맞았을텐데, 공연히 수원시 이의동으로 편입돼 ‘이의(?)’만 제기한다”고.

우리 이의동을 취락지구로 지정해 준지가 과연 얼마나 되었는가. 주민들은 여기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유원지 개발 계획은 심심하면 식혜맛 변하듯이 변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지난 4월30일 개최된 ‘2020 수원시 도시계획공청회’는 이의동민들에게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날 공청회에 나온 모 환경단체 인사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사람은 왜 정식으로 세금을 내고 살면서도 불이익을 받아온 이의동 주민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녹지로 보전하라고 한다. 남의 지역 일에 간섭을 할 때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나는 수원시민의 입장에서 이번 기회에 좋은 도시 계획을 하여 수원시 전체가 균형있는 발전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토지개발공사인지, 주택공사인지 밀어붙이기 식으로 개발계획을 넘겨본다는 신문기사가 보도될 때마다 지역주민들은 분노를 느껴왔다. 이번 이의동 개발은 반드시 수원시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의동 주민들은 주민 의견을 일절 무시하는 상부기관의 사업행태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의동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수원시의 미래를 위해 이번 도시개발계획은 반드시 이의동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기를 바란다.

/한상진.수원 이의동 주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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