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은 직업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라 땀흘려 일하는 것에 소중함은 어떤 직업이든지, 우열을 가릴 수 없고 평등하다는 말로 풀이해도 될 것이다. 또한 과거에는 직업을 돈과 권력을 획득하는 척도로 보았지만 현대는 돈과 권력보다는 개인의 적성과 전문성을 찾는 도구로 상당한 인식의 전환을 하였다.
따라서 근대에는 일을 통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이 앞섰지만, 현대에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라는 구체적인 물음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현대를 자격증 시대라고 할 만큼 국가자격증은 물론 민간 자격증까지 총 1000여 가지의 공인된 각종 자격증이 있는 것 만 보아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격에 맞춘 직업이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으므로 생소한 자격증이 많다.
그것은 만물이 서로 불안정하게 대치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현명하게 배치되어 있는 것처럼 사람마다 각기 재능이 틀리고 해야 할 몫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사람들은 개성이라고 하는데 대개 사람들의 개성에는 장점과 단점이 얽혀 있다.
속담에도 ‘날아가는 짐승은 기는 일에 능하지 못하고 소는 뿔이 있으나 그 대신 물 줄 모르고 호랑이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으나 그대신 뿔이 없고 쥐를 잡는 데는 사자가 고양이만 못하고 꿩을 잡으려면 매가 제일이다’라고 했다. 사람마다의 고유한 능력이 다르므로 좋고 나쁜 직업은 절대적으로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일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경제적인 것이고 또 하나는 자기 실현이기 때문에 둘 다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단, 경계해야 할 것은 돈에 너무 치우치다 보면 사회적으로 범죄와 죄, 간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사회악을 조장하는 직업을 선택하는 한편, 자신의 직책과 지휘를 이용하여 범죄적인 방법으로 돈벌이를 하는 엄청난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돈 자체가 일의 궁극적인 목적이 될 수는 없고 일에 대한 결과로 상응하게 경제적인 보상을 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신의 일을 통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수도하는 자세로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에서 비롯되었다. 성실은 학문이나, 지식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해져 있는 일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므로 맡은 일에 열중하는 과정에서 몸에 배는 것이다. 마치 쉬지 않고 바위 위에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 깨달음을 몸소 보여 주듯이, 우리가 지금 삶의 터전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이 자리는 낭비하며 흘러보내는 시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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