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무원이지만 정말 답답하고 부끄럽습니다”
지난 6일 오후 연수구청의 한 사무실에서 CCTV를 통해 구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지켜보던 한 공무원은 불거진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리옴 오피스텔 편법분양과 관련, 답변에 나선 M모 과장이 모호함 정도를 지나 무사안일 행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사무감사에서 M과장은 “단층으로 허가된 건물이 복층으로 분양돼 계약자들의 피해가 불가피 한데 예방책을 세웠나”라는 이재호의원의 질문에 대해“피해 발생 여부는 계약 당사자간의 문제이지 구청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라고 명쾌(?)하게 밝혔다.
M과장은 또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건물 내부 바닥 높이 2.5m지점에 콘센트와 텔레비전 인입선 등이 설치된 것은 건축주가 당초부터 복층형 건축을 전제로 한 것아니냐”는 구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건축주가 왜 그렇게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답변할 만한 위치가 안된다”라는 등의 국회 청문회 단골 용어까지 구사했다. “복층 편법분양 사실이 밝혀 졌으니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하자"는 의원의 요구에 대해서도 M과장은 "현재까지 건축법상 불법 행위가 일어나지않았기 때문에 구청이 나설시기가 아니다"라고 잘랐다.
M과장이 주장하는 구청이 나설 시기는 아마도 사용검사때로 건축주는 이미 빠져 나가고, 입주자들이 집단으로 구청을 찾아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아우성을 치는 그때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벌어질 일이 빤히 보이는데 참...," "답답하다 못해 분통이 터집니다" 동료 공무원의 걱정어린 메아리가 M과장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랄뿐이다.
/류제홍(제2사회부) jhyou@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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