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에서 업무만 지시한다고 지시한대로 일하는 직원이 어디 있습니까”
최근 하남시 공직자들 사이에서 오르 내리는 보신 및 처신강령의 한 귀절이다. 일선 지자체장 교체시기 때나 나돌법한 복지부동 차원의 레임덕 현상이 이교범 하남시장 취임초기부터 불거져 그 배경과 함께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하남시청 공직분위기가 이처럼 얼어붙은 이유는 취임때부터 시작된 강도높은 자체 감사와 중복된 감사원 감사가 공직사회 내부에서조차 ‘표적감사’로 비춰졌기 때문이란 게 통설이다.
지난달 단행한 기구개편에서 감사기능을 대폭 강화시키고 감사계장직을 수년동안 하면서 직원들과 마찰이 심했던 현 시장의 최측근을 그 자리에 배치한 점도 직원들의 업무추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게다가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할 이 직원은 상사를 공공연하게 비방하고 다녀 동료들이 크게 술렁거리는가 하면 최근 복무점검을 이유로 각 동사무소를 순회하면서 전임시장과의 차별화 등 정치성 발언 등을 서슴지 않아 직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이때문에 상당수 업무추진 부서와 하위직 공무원들은 자리만 차지한 채 원칙과 규정만을 내세우고
있다.
청내 분위기가 복지부동으로 기울자 집행부는 최근 간부들의 안위를 질타하며 이들에 한해 주5일근무를 폐지하고 일하는 분위기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이슬람교의 창시자 마호멧이 주변 국가를 정복하면서 ‘코란과 칼’을 앞세우고 복종을 강요하듯 양자택일의 줄세우기를 강요하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공복이 주민들의 업무를 볼모로 태업하는 양상 또한 곱지마는 않다. 결국 피해는 주인인 주민들의 몫이 아닐는지.
/하남=강영호기자 kangyh@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