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남양주시 진건읍 진건고교에선 졸업식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들이 벌어졌다.이 학교 900여명의 학생들이 도교육청의 학력관리반 폐지 요구에 항의하며 수업을 거부해오던중(1일자 15면 보도) 법을 어길 수 없다는 학교측의 설득으로 학급 재편성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올들어 벌써 3번째 이뤄지는 학급재편성이었다.
지난 3월 새학기 들어 임시반이 편성된 이후 곧 바로 학구열이 높은 학생의 학력신장을 강화하는 학력관리반과 특기·적성을 연마할 수 있는 특기·적성계발반으로 재편성됐었다. 그럼에도 중간고사는 1개월, 겨울방학은 3개월 정도 남겨놓고 3번째 학급재편성이 이뤄진 것이다. 학생들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학교 특성상 학생을 위한다며 소신을 앞세웠던 학교행정이 교육청논리에 부딪혀 학생들은 또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위법은 어떠한 논리로도 묵과될 수 없고 묵과돼서도 안된다. 학생들의 교육현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너무 인색했던 것은 아닐까. 이제와서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면서까지 학급을 재편성했어야 했을까. 일부에선 학교측의 오락가락하는 행정으로 학생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교육청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학력관리반 폐지와 관련 학생과 학부모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으나 95%가 반대했었다”며“그렇지만 상급기관의 지시를 이행치 않을 경우 최하 견책인데….” 학생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것 같아 미안할 뿐이라며 돌아서는 한 선생님의 뒷모습이 쓸쓸하기만 했다.
/남양주=최원류기자 wr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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