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줄 서십니까?

“승진인사를 하고 이임한다면 시장 이임식을 보이콧트해야 합니다.”의왕시가 공무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게 설치한 ‘핸디오피스-열린마당’에 지난달 25일 11시44분께 올라온 글의 일부 내용이다.

열린 마당에는 지난 20일자로 33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서정재 자치행정국장의 후임 승진인사 단행에 대한 글이 계속 오르 내리고 있다.

모두 현직 시장이 인사를 해서는 안되고 새로 취임할 시장이 인사를 해야 한다는 내용들이다.

“명예퇴직을 하자마자 후속인사를 하려는 건 차기 시정을 이끌어갈 이형구 시장에 대한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다”, “봐주기식 인사를 단행하려는 건 용납될 수 없다”는 글들도 올라와 있다.

특히 “인사에 따른 모든 절차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강행시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주지하는 바이다”라며 협박성 글까지 올리고 있다.

인사에 대한 의견을 올리는 건 직원들의 자유이며 고유권한에 속한다.

하지만 “이임식보이콧, 이형구 시장에 대한 예의에 어긋난 행위, 강행시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주지한다”는 등의 글들은 조금은 유치하다.

이같은 글들이 대부분 이름을 밝히지 않고 공무원들이 근무에 열중해야할 근무시간에 올려진 글들이기에 시민들에게 그리 좋은 모양새로 비춰지질 않고 있기도 하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런 글들이 승진인사 대상에 해당하는 직원 가운데 자신에게 불리하게 인사가 전개될 것을 우려한 직원이 새로 취임할 시장에게라도 기대 보겠다는 의도로 글을 올렸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 전에만 성행하던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선거후에도 종식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지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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