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제3회 전국동시 지방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지역마다 선거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런데 국가적 행사라 그런지 참으로 다사다난 (多事多難)이 아닐 수 없다.
정치권이 참으로 실행키 어려운 당내 경선제를 도입해 정치역사에 길이 남길 이정표를 세우고 있는 반면 여전히 구태가 적지않아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P군에서는 모당 유력한 군수후보에게 선거를 도와준다며 3억원을 요구하는 단체가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A시에서는 공천의 대가가 4억∼5억원에 달했다는 설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태를 벗지 못한 돈 선거의 전형이다.
K시에서는 당세를 과시하려는지 모당 지지자와 모당 당원간에 머리채를 잡아뜯는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고, S시에서는 벌써부터 술집과 노래방에서 향응을 제공하다 선관위에 적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폭력과 향응의 선거다.
이같은 사례들은 참으로 한국정치가 갈구해 온 새로운 출발점에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치권 내부를 들여다 보면 상황은 더욱 침울할 뿐이다. 마치 선거를 기다렸다는 듯이 십수년이 지났음에도 그 인물들이 또다시 등장하는 지역이 비일비재다. 선거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이나 알려보자, 혹은 뒷돈 거래(?)나 터 보자는
식이다.
또 경선을 치르고 나서 자신이 후보자가 되지 않으면 불공정이니, 탈당이니, 무소속 출마니… 정제되지 않은 말들을 마구 쏟아 놓는다. 모두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들이다. 정치는 새로운 틀 속에 발전을 거듭할 때만 국민을 선도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내·외부 모두에서 불어오는 정치개혁의 바람에 돛을 달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정치권은 정치권대로,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6월의 혁신’을 위해 자신들의 비행을 반성해 보길 바란다./정일형기자 ih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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