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 앞에서…

“‘커뮤니티타운’으로 해야 한다.” “새마을회관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의왕시의회는 의정활동을 시찰하기 위한 50여명의 중학생들이 본회의장을 방문한 가운데 시가 새마을지회 등 시 산하 사회단체 사무실로 활용하기 위해 건립할 예정인 회관의 명칭을 두고 시의원들간에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주무 과장인 주민자치과장은 “시는 새마을지회 등 시 산하단체 회원들의 사기진작과 시정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오전동 326-3외 2필지에 10억1천여만원을 들여 260여평에 ‘커뮤니티타운’을 신축할 계획”이라며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먼저 권오규의원이 나섰다. “이 지역 국회의원이 새마을지회 회관건립을 위해 중앙으로부터 5억원의 예산을 따온 것으로 안다. 그렇기 때문에 건물 명칭도 당연히 ‘커뮤니티타운’이 아닌 ‘새마을회관’으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창욱의원도 “시가 새마을지회장과 건물 이름을 새마을회관으로 명명하기로 했다고 주례회의때 보고했으면서 왜 ‘커뮤니티타운’으로 지으려고 하느냐”며 “새마을회관으로 바꿀 수 있느냐”고 다그쳤다. 주민자치과장이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회의진행을 하던 의장까지 주민자치과장에게 정확히 답변하라며 나섰다.

이에 주민자치과장이 “바꿀 수 있다”고 답변하자 이번에는 박원용의원이 “시 예산으로 짓는 건물이라면 당연히 시민 모두가 만족하는 이름으로 지어져야 한다”며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당의 공천을 받지 않고 출마하는 시의원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회단체회원들을 위해 시가 건립할 회관의 이름을 두고 국회의원의 이름까지 거명해가며 정쟁을 벌인 것이다.

이 순간 회의진행을 지켜보던 한 여중학생의 말이 귓전을 스쳤다. “잘 하면 주먹다짐까지 갈 수 있었는데….”./의왕=임진흥기자 jhlim@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