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의 두 얼굴

수원, 분당, 일산 등 도내 대형 할인점에서 한달 평균 5건에서 많게는 10건까지의 단순절도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절도범들은 초등학생에서 부터 청소년은 물론이고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10∼40대까지 다양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런데 이 절도범을 처리하는 과정은 각 할인점마다 천양지차인 것 같다.

대부분의 할인점들은 이같은 절도가 순간적인 충동에 의해 저질러 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계산을 하게 한뒤 훈방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할인점에서는 사법처리를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당 S할인점의 경우, 고객이 물건을 훔치는 것을 매장 직원이나 CCTV로 적발될시 당사자가 쇼핑을 끝내고 매장 밖으로 나가는 순간 보안요원이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님의 물건값이 착오로 잘못 계산됐다”며 고객이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물건값을 내거나 반품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계열인 분당 야탑동 C 할인점은 고객이 물건을 훔친 것을 적발하거나 의심되면 갑자기 다가와 많은 고객들 앞에서 절도범으로 몰아 창피를 주는가 하면 심지어 보안사무실로 끌고가 곧바로 경찰에 인계하거나 물건값 지불을 강요한다.

심지어 이곳에서는 고객이 여타 상점에서 구입한 물건까지 절취한 물건으로 오인,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물건값을 요구하다 뒤늦게 사과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곤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남의 물건을 훔치는 절도행위 자체를 이해나 용서로 넘어가서는 안될 일이다. 그러나 상습범이 아닌 충동에 의한 우발적 절도에 대해서는 슬기롭게 대처할수 있는 상도의 지혜가 요구되고 있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닌 슬기로운 지도나 계고로 다시는 남의 물건에 탐내지 않도록 하는게 처벌보다 더나은 교육이라 여겨진다.

“고객은 왕이다”라고 이들 할인점은 서슴없이 말한다.

이 말처럼 순간의 실수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상도의 기지로 다시는 이런 실수로 부끄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허찬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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