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도매립 공청회

‘뜨거운 감자’시흥시 오이도 매립사업에 대한 주민공청회가 열린 16일 오후 시흥시청 대회의실.

월곶∼한화매립지∼오이도 매립지를 잇는 ‘해안관광벨트’개발 계획안을 마련한 용역회사 관계자의 설명에 이어 ‘개발’과 ‘보존’의 당위성을 각각 내세우는 패널들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었다.

한 패널이 한참 발언을 하고 있는데 한 주민이 “자치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냐”고 큰소리를 치면서 갑자기 끼어들어 순식간에 공청회장은 어수선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주민들은 또 패널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의 성격 및 자격에 의문을 던지며 목청을 돋궜고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져 나오는등 험악(?)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원만한 토론을 위해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사회자의 당부도 마다하고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했다.

결국 이날 공청회는 ‘지역개발이냐 환경보존이냐’를 놓고 패널들의 대립과 찬·반의 주민들 입장만을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진지하고 발전적인 토론을 기대했던 500여명의 주민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토론문화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선 요원한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현장이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난 뒤 자신의 견해를 말하는 것이 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고 최소한의 예의가 아닌가.

언제부턴가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는 무시하고 자신의 주장만이 옳다는 식의 사고 방식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런 토론문화를 가진 사회에서 무슨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시흥=이동희기자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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