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전국기능경기대회 종합우승을 축하하는 연회장. 모두들 들뜬 분위기 속에 시작된 행사였지만 한 여교사가 제자의 손을 꼭잡고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또 옆자리에 앉아 있는 중년의 여교사도 소리없이 눈물을 흘려 주위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수원정보산업공고의 주경숙교사(28·여)와 이 학교 디자인학과 주임교사인 김경옥교사(39).
2명의 여교사들은 남교사들도 힘들어하는 기능경기대회 학생지도를 맡아 1년여동안 새벽 1∼2시에 퇴근하는 강행군을 반복했다.
이들 교사가 밤잠을 설처가며 학생지도에 나선 것은 내년 2월 정년퇴임을 하는 교장선생님에게 금메달을 선물하고, 수원지역 중심학교로서 지난해 노금메달의 한을 풀어보자는 것.
특히 주교사는 금메달을 따기위해 결혼하지 1년도 안된 상태에서 남편에게 어렵게 동의를 받아 금메달을 딴뒤 아이를 갖기로 하는 등 남다르게 준비해 왔다.
결과는 김교사가 가르친 학생들은 그래픽 디자인 부분에서 금·은을 휩쓸었지만 주교사의 제자는 장식미술분야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금메달을 차지한 강원지역 지도교사가 나서 주교사와 학생을 위로할 정도로 모든 평가위원들이 금메달과 다름없었다고 극찬.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행사장에 참석한 실업교육교사들은 모두가 주교사의 눈물에 공감한다며 함께 눈시울을 붉혀 행사장은 순간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교사는 “젊은 여교사의 눈물에 공감하는 것은 1년내내 제자와 함게 밤을 새지만 입시교육에 떠밀려 실업교육이 점점 어려움이 가중되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그러나 젊은 교사가 출산까지 미루고 1년내내 노력한 그 자체가 실업교육의 희망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날의 분위기는 주임교사이며 함께 기능대회를 준비했던 김교사를 비롯 참가자들이 “금메달 보다 더욱 값진 은메달’이라는 박수로 마무리 됐다.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 교사들의 학부모의 불신. 교사간 불신 등으로 더욱 삭막해져 가기만 하는 교육풍토 속에서 두여교사의 눈물은 교사의 사명과 교육의 본질을 다시한번 생각케하는 감동이었다.
/최종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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