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게시대 있으나 마나

길을 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도로 한켠에 자리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문화게시대를 볼 수 있다. 여기에 각종 공연 때마다 내걸리는 대형 사각플래카드는 주민들에게 공연정보를 주고 또 그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제대로 붙인 플래카드 하나는 매일 그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관객을 확보하는 훌륭한 홍보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14일 수원시 장안구 정자동 소방파출소 앞 문화게시대를 보고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4월말에 있었던 한 개그맨 공연의 플래카드가 그때까지 버젓이 붙어있던 것이다. 기자가 아는 것만해도 그 공연 이후 경기도립예술단의 정기공연이 세차례나 있었다. 그렇다면 이후 예술단 공연에 대한 홍보가 없었다는 얘기며 문화게시대에 대한 관리도 전혀 안되고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가뜩이나 홍보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도문예회관이었기에 더욱더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기자는 도문예회관 공연과에 담당자를 만나러 갔다. 기가막힌 것은 회관 근처인 뉴코아백화점 동수원점앞 문화게시대조차 앞으로 할 공연의 플래카드 대신 지난 공연의 플래카드가 붙어있다는 사실이었다. 오는 26일 있을 기획공연의 홍보를 하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도문예회관의 답변은 “공연 때마다 해당 기획사들이 플래카드를 탈부착 한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물론 관리는 문예회관이 한다지만 거의 관리도 안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기자가 다녀간 후 공연과 여직원들을 포함해 가능한 인원 모두를 내보내 문화게시대를 정비토록 했다는 것이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관객이야 오든 말든 공연실적만 올리고 보자는 식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렇게 무성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건만 도대체 홍보를 하고있기나 한건지.

공연이 아무리 좋아도 관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것이야말로 귀중한 혈세낭비이며 공연홍보를 게을리 하는 것 또한 직무유기다. 구태를 벗지 못하는 도문예회관, 이를 방관하는 도문화행정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문화부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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