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보모들

한해에 근 7천명의 아이들이 거리에 버려진다는 통계는 우리들을 참담하게 만든다.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수많은 가정이 무너지기 시작한 1997년의 경우 거리에 방치된 아이만 1천372명, 가정문제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진 아이 3천187명 등 총6천734명이었고 1998년에는 9천292명이었다. 이와 같은 수치는 1999년에 7천693명, 지난해에는 7천760명으로 평균 7천870명이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은 셈이다.

공식적인 통계가 이러하니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게 분명하다. 실직 당한 아버지가 집을 나가 노숙을 하거나 어머니가 아버지를 버리고 떠난 경우가 대부분이고 부모의 이혼 등으로 고아 아닌 고아, 거지가 된 경우도 상당이 많다.

예전에는 부부가 이혼을 하더라도 자식만은 서로 키우겠다고 싸웠으나 지금은 서로 자식을 안맡겠다고 또 싸우는 비정한 세상이 되었다. 부모가 이혼한 뒤 눈칫밥을 얻어 먹어가며 친척집 등을 전전하다가 결국 보호시설에 맡겨지는 아이들, 그리고 경제난의 장기화로 늘어나는 ‘파산가정’에서 남도 아닌 부모로부터 버림 받고 굶주린채 거리를 떠돌아 다니는 아이들의 몰골을 생각하면 남의 자식이라 하더라도 기가 막힌다.

버려진 아이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오랫동안 비정상적인 생활에 젖어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찾는다해도 대부분이 잘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아로 전락한다는 점이다.

자녀양육은 국가의 책임이 아니다. IMF 등 비록 사회현실이 가정파산의 원인은 될지언정 자녀양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 이라는 말이 용납안되는, 자녀양육은 부모의 절대적인 책임이다.

“남녀, 부부의 사랑은 그 열이 식어내리면 서로 미워하며 헤어지지만, 어버이의 사랑만은 평생 계속할 수 있다.” 남녀는 헤어질 수 있어도 부모의 자식 사랑은 영원해야 한다는 영국시인 로버드 브라우닝(1812∼1889)의 말이다.

새끼를 사랑하는 정은 짐승도 다 같다. 사람이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어린이 날이 가까워서인지 자식을 버리는 부모들이 더욱 원망스럽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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