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와 창을 열심히 배워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힘을 주는 공연을 하고 싶습니다”
1급시각장애인인 구정자씨(59·광명시 광명4동).
지난 76년 나무상자 모서리에 이마를 부딪친 후유증으로는 지난 91년 1급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은 구씨는 어려운 시기를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고 장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 불과 서너달 밖에 되지 않았지만 구씨는 풍물수업이 있는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광명5동 소재 문화의 집으로 향한다.
오직 지팡이 하나에 의지해 찾아가야 하는 힘든 길이지만 그는 몇십년을 억눌러 왔던 끼와 한을 발산할 수 있는 그날이 기다려지기만 한다.
어린시절 고향마을 풍물패의 굿거리 장단에 매료됐음에도 이제야 북채를 잡게됐다며 행복해하는 구씨.
구씨의 어릴적 꿈은 영화배우. 사진심사에도 합격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했으며, 노래실력도 뛰어나 전화로 참여하는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에서 장원을 차지하기도 했다.
“내 몸 움직일 수 있을때 양로원에 들어가 작은 일이라도 봉사하다가 죽으면 시신을 병원에 기증할 것”이라는 구씨는 누구보다도 밝은 마음의 눈을 가졌다.
/광명=권순경기자 skkw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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