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보통학교 졸업장, 50년대 초상집 부의록, 손때가 잔뜩 묻은 석궁….
대한제당과 만석부두가 내려다 보이는 인천시 동구 만석동 구 동사무소(현 만석주민회관) 청사 2층 창가 공간에 마련된 미니박물관.
만석동 주민자치위원장인 손일웅씨(55)가 바로 이 박물관의 명예관장이다.
요즘처럼 고향(황해도 연백) 생각이 간절해질 때면 어렸을 적 풍물이 그리워지는 세대인 그에겐 이곳이 제2의 고향이다.
“만석동은 인천인들의 마음의 고향이죠. 저녁이면 여기저기서 생선 굽는 냄새랑 부두노동자들의 시끌벅적한 신세타령이랑 한데 어우러지던 마음의 부두 아닙니까”
디지털시대 개막으로 컴퓨터나 가전제품에 밀려 창고나 다락방 신세를 져야 하는 고리타분한 물건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방(?)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이같은 아쉬움이 깃든 채 마련된 곳이 이 공간이다.
“내친 김에 40년 지기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집에서 쓸모 없어 냉대받는 물건들을 모두 동사무소로 갖고 나오라고 했죠”
이런 곡절을 겪고 탄생한 게 ‘만석박물관’이다. 현재까지 모여진 소장품들은 줄잡아 30여품.
요즘 그는 명함을 새로 찍어야 할 판이다.
바르게살기협의회장, 만석동발전협의회장, 새마을금고 이사장, 의용소방대장 등에다 명예박물관장 직함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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