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병방초등학교 김현수 교장

요즘 인천시 계양구 병방동 병방초등학교에 가면 흐뭇한 광경을 볼 수 있다.갈수록 삭막해지는 사회풍토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낸 ‘스승님’이란 호칭이 이 학교 개구쟁이들에 의해 부활(?)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승님’.

이젠 중국 무협영화에서나 들을 수 있는 정겨운 어휘인 이 호칭이 코흘리개들의 앙징맞은 입에서 어른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는 연유는 무엇일까.

“그냥 선생님이라고 부를 때하고 ‘스승님’이라고 여쭐 때하고 존경심의 정도가 다르지 않겠습니까”

이 학교 김현수 교장(55)은 지난 9월 이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모두 어색해 하고 쑥스러워 했지만 이젠 학부모들도 교사들에게 자연스럽게 ‘스승님’이라고 부를 정도로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의 호칭을 이처럼 ‘선생님’에서 ‘스승님’으로 바꿔 부르기 위해선 물론 설문조사와 수차례 학생회의도 거쳐야만 했다.

“사실 진작부터 불러 드렸어야 할 호칭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처음에 학교로부터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선뜻 납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학부모 김모씨(39·여)는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학교에서도 시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알아 보자는 의견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윤혜영 교사(37·여)는 “어린이들이 ‘스승님’이라고 부르면 웬지 사제간의 정이 더 새록새록 돋는 것 같아 가슴이 따뜻해진다”고 말했다.

지난 95년 9월에 개교한 이 학교는 이처럼 화목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도서실 장서규모로는 제법 많은 5천700여권의 책을 갖추고 ‘책읽기의 생활화’를 통한 열린 교육도 전개하고 있다. /허행윤기자 heohy@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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