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런 道 여성발전기금

22일 오전 7시30분 기자는 제4차 여성발전위원회가 열린다는 캐슬호텔 2층 한 회의실로 달려갔다.

제2차 여성발전기금 공모사업 진행과정에서 제기됐던 문제점을 논의하고 지원사업을 조정하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시키기 위해 열리는 것이니만큼 도와 여성발전위원회 위원들의 허심탄회한 토의를 기대하면서.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의장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실랑이만 벌어야했다. 이유인즉 여성발전위원회 회의는 내부적인 회의로 취재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기자가 참석하면 위원들이 부담을 느껴 자유로운 토론이 어렵다는 것이 담당계장의 납득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이에 위원장인 부지사와 위원들에게 의사를 묻자는 기자의 말에 계속 안된다는 답변이었다. ‘열린 행정’ ‘공개 행정’을 표방하는 도가 이렇게 비밀리에 추진해야 할 사안이 무엇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다.

후문에 의하면 도의 한 관계자가 “기자가 참석하면 어떤 여성단체 대표의 목소리가 더 커진다”며 비공개의 이유를 밝혔다고 하니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는 전날 여성정책국장과 과장 등으로부터 계속 잡음이 무성했던 여성발전기금과 관련해 도의 입장을 듣기로 하고 왔음에도 불구, 도대체 무엇때문에 비공개로 회의를 해야만 했는지 이미 제기됐던 문제점들에 대해 더욱 의구심만 커졌다.

최근 도내 여성단체와 여성발전위원회 위원들은 도의 여성발전기금 공모사업과 관련, 선정 발표가 한달이나 늦어진 이유, 위원회 심의에서 통과된 사업 6건이 일방적으로 삭제된 문제, 통일관련 사업을 여성정책국장이 국정원과 상의해 삭제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경기여성단체연합은 진행중인 사업 2건을 제외한 지원결정사업 10건을 모두 반납하고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도의 공식적 답변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도에서는 ‘결재 과정이 늦어져 발표가 지연됐다’ ‘지사가 프로젝트를 직접 심의하고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누가 삭제했는지 말할 수 없다’는 등 미온적인 답변으로 불협화음이 계속됐고, 22일 회의에서 삭제된 6건에 대한 조정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기자는 이날 어떤 의견들을 주고 받을지,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점에 대한 명확한 도의 입장은 무엇인지에 대해 답변을 듣고 싶었는데 뭐가 명쾌하지 못해서인지 ‘비밀리에’ 회의를 진행한 것이다.

100억원의 여성발전기금을 조성해 여성의 권익증진과 발전을 도모하자는 사업을 공모선정하는데 뭐가 그리 비밀스럽고 공개할 수 없는 것이 많은지, 왜 떳떳하지 못한 것인지 찜찜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었다.

/강경묵기자 km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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