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한벗 교회

“이른 새벽부터 땀을 흘리면서 이제는 사회에 돌아가 제대로 적응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한벗 교회 ‘희망의 쉼터’에는 노숙자 28명이 생활하며 사회의 그늘이라는 그림자를 벗어던지듯 채소를 가꾸고 가축을 기르며 폐품수집에 나서는등 자활의 꿈을 일구고 있다.

IMF시절인 지난 98년 5월 정충일 목사(38)가 교회내 쉼터를 마련하면서 모여들기 시작한 노숙자들은 이제 이른 새벽부터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놀리고 있다.

특히 1년전 화성군 정남면 문학리 산자락 700여평의 땅을 얻으면서 5명의 노숙자들은 아예 생활할 집을 짓고 밭도 일구는등 어엿한 농군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흑염소와 개 등 가축들을 불려가며 미래의 희망을 조금씩 열어가는 이들의 얼굴도 조금씩 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쉼터에 입소해 한달만에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씨(44) 등 5명. 이들의 가슴속엔 IMF사태속에서 ‘없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김씨의 경우 구제금융사태 이후 일자리를 얻지 못한채 거리로 내몰려 역전 등을 전전하며 쓰라린 인생을 경험했다.

몸과 헌옷가지외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황폐해진 심신을 술로 달래던 이들은 ‘희망의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실날같은 희망을 엿보기 시작했으며, 자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농장을 일구면서 생활과 마음가짐도 크게 변모됐다.

지난 98년 6월 이곳에 입소, 한달만에 가평 소재 수용시설로 이전해 직장생활을 하다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이모씨(50)는 “지금은 비록 초라하지만 자활프로그램에 잘 적응해 새세상을 얻고 싶다”며 “연로하신 부모님도 꼭 찾아 뵙고 못다한 효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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