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선행 알려진게 부담스러운 황영미씨

“아무말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요 이만…”

자신의 작은 선행(?)이 세상에 알려진게 오히려 부담스러운 듯 황영미씨(21·시흥시 정왕동)는 전화를 짧게 끊었다.

황영미씨는 지난 6월3일 오후 7시30분께 평상시와 다름없이 공인중계사 자격증을 따기위해 학원강의를 받은 뒤 안산시 중앙 전철역으로 향하다 인근 길가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지친 김옥분 할머니(64·고양시 원당동)를 발견했다.

고양시 원당동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할머니는 최근 이혼한 뒤 혼자살고 있는 딸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길을 잃어버렸다.

하루종일 길을 헤매다 갖고 있던 돈마저 잃어버려 점심과 저녁을 굶은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몸살까지 나 더 이상 움직일 수 조차 없게된 김할머니는 길가에 앉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허사였다.

이때 길을 지나던 황영미씨는 김할머니에게 다가가 “할머니 집이 어디세요, 왜 그러세요, 어디아프세요”라고 물으며 할머니의 몸사정을 살폈다.

김할머니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한 황씨는 할머니를 인근 식당으로 모시고 간 뒤 식사와 함께 몸살약까지 지어준 뒤 택시운전수에게 2만5천원을 쥐어주며 할머니를 안전하게 모셔다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김할머니는 황씨에게 사정사정하며 황씨가 살고 있는 주소를 쪽지에 적어 받았다.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김할머니의 아들 김재수씨(36)는 백청수 시흥시장에게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내 ‘모범 선행 시민표창’을 원했다.

이에따라 시는 지난 월례조회시 시민과 공직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황씨에게 모범시민 표창을 수여했다.

/시흥=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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