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미국은 누구인가. 평택시 18개 시민단체의 미공군기지 기름유출 은폐기도규탄대회가 지난28일 열린데 이어 한미행정협정(SOFA)의 전면개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뜨겁다.
집중호우때 지하연료탱크에 물이 잠겨 항공유 70여드럼을 평택 진위천에 버려 수해에 환경오염까지 겹치게한 K-55 미7공군기지는 화성군 매향리 사격장 사건으로 이미 말썽이 된 바있어 시민감정이 더욱 격앙돼 있다. 또 얼마전 미8군에서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한 사실이 뒤늦게 적발되기도해 미군의 환경파괴에 대한 분노는 이래저래 겹치면서심상치 않다.
“막말로 자기 나라 같으면 기름을 하천에 버리겠습니까?”
한 시민단체 간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래놓고도 당연시하는 미군측 태도는 더욱 분노를 자아내게 만든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시민단체 대표는 “미군도 미군이지만 미군측 처사엔 평소 무엇이든 관대히 보아넘기는 정부와 자치단체가 더 큰 문제”라며 “이 바람에 미군측과 가깝게 지내는 것이 무슨 위세로 행세하는듯한 잘못된 굴절의식이 지역사회 일부에 만연돼있다”고 개탄했다.
불평등한 SOFA에 대해 미군주둔지역인 평택지역사회의 불만은 비록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수십년동안 누적돼온 앙금으로 결코 예사롭지만은 않다. 미국이 진정 우월주의에 빠지지 않은 혈맹의 우방이라면 SOFA규정에 한국의 지위를 적어도 일본수준으로 올리고 환경규정도 마땅히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군의 환경오염에 대한 규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일요일에도 바로 그 미군부대의 영내 골프장에는 한국인 인사들로 꽉차 지역사회정서와 동떨어진 현상에 뜻있는 이들이 혀를 찼다. 미국은 과연 누구일까.
/평택=이수영기자 sy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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